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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왜 2000원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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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왜 2000원 일까

입력
2014.09.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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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 방정식 추정결과, 가격정책이 비가격정책보다 효과적

2000원은 가시적 흡연율 감소의 최저선 판단

2020년 남성흡연율 29%까지 낮추는 게 목표

정부가 내년 1월부터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했다.

인상분에는 기존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폐기물부담금에 더해 종가세 방식의 개별소비세를 도입한다. 종가세인 개별소비세는 담배가격이 높을수록 세액을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소득역진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가령 2500원인 담배는 2000원 인상되지만 이보다 싼 2000원짜리 담배는 1700원, 3000원인 담배는 2400원이 오르는 식이다.

담뱃값 인상은 서민 부담을 늘리는 우회 증세라는 비판에도 정부가 인상폭을 2000원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연정책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2000원 인상이 가시적인 흡연율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저선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앞서 2020년까지 남성흡연율을 2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는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건강증진재단 등이 광범위하게 조사한 '담배의 안전관리 및 흡연예방에 관한 정책연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20여 국가들의 횡단면 자료를 이용해 담배의 역수요함수를 구성,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가격은 4500원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고 있는 담배가격에서 2000원 정도의 인상이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분석에 사용된 117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담배소비량은 21위인 반면, 담배가격은 76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담배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에 따른 금연효과도 도출했다. 흡연율 방정식 추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비가격정책보다는 가격정책이 상대적으로 효과가 컸다.

먼저 담배가격을 두 배로 인상시키는 경우 32% 수준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책목표인 흡연율 20% 달성을 위해서는 5배 정도의 담배가격인상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러한 담배가격은 국가별 분석에서 담배가격이 가장 높게 나타난 노르웨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비가격정책의 강화 없이 현재와 같이 유지될 경우 담뱃값이 1000원에서 6000원 범위로 인상 될 때 2020년의 남성흡연율은 각각 38%에서 34%까지로 예측됐다.

반면 금연구역, 금연지원, 광고규제 등 모든 비가격정책이 완전히 강화될 경우 담뱃값 인상이 1000원에서 6000원까지 이루어진다면 2020년 남성흡연율은 각각 29%에서 26%로 예측됐다. 금연 목표치를 달성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권고안을 그대로 따랐을 때를 가정하고 추산한 결과다.

결론적으로 비가격정책이 완전히 최대로 강화되더라도 최소한 1000원의 인상이 필요하며, 비가격정책이 현재 상태에서 최대강도까지의 중간 이상으로 강화되지 못하면 6000원의 인상으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비가격정책이 현재로부터 완벽한 상태까지의 범위에서 중간 이상으로 대폭 강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담뱃값은 2020년도까지 최소한 4000원 이상의 추가 인상이 있어야만 2020년 남성흡연율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인제대가 정책조합에 따른 2020년 남성흡연율을 예측한 결과를 보면 비가격정책이 최대화되고 담뱃값이 2000원까지 인상될 때 HP2020 목표치인 29.0% 달성이 가능했다.

정부는 2000원 인상에 더해 소비자물가 인상률이 담뱃값에 반영될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0년 후에는 6000원(물가 3% 인상시)까지 오르게 된다.

여기에 FCTC가 요구한 금연구역 확대, 담뱃갑에 경고그림 표기, 포괄적 담배 광고 금지, 금연치료 지원 등 비가격 정책도 병행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 탄력성을 0.425로 추계했을 때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8%포인트 정도 흡연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3~4배 높아 청소년에게는 강한 금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고 금연지원, 광고금지 등 비가격 정책까지 OECD 회원국 수준으로 실행할 경우 2020년까지 남성 흡연율을 29%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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