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천수를 빼닮았어."
김영균 한국유소년축구연맹 부회장은 이승우(16·바르셀로나)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 유소년 축구의 대부이자 대동초교에서 이승우를 가르치고 스페인 무대로 이끈 스승이다.
이천수는 탁월한 운동능력, 축구 센스, 넘치는 자신감과 끼로 대형스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선수.
아쉽게도 잦은 구설 속에 큰 무대에서는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으나 젊은 시절 잠재력은 팬들을 설레게 했다.
지금의 이승우도 유망주 시절 한창 잘 나가던 이천수에 못지않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이 막을 내린 21일 태국 방콕에서는 이승우를 둘러싼 많은 얘기가 오갔다.
◇ 기량은 자타가 공인
이승우는 유튜브의 짧은 영상이나 해외 언론의 보도를 통해 잠재력이 대단하다고 막연히 전해져왔다.
그의 실력이 대중 앞에 베일을 벗은 무대가 이번 16세 이하 챔피언십이었다.
이승우는 빠르고 섬세한 드리블, 절묘한 패스, 높은 골결정력을 뽐내며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최진철 한국 감독은 "이승우 같은 선수와 함께하는 것은 팀 전체뿐만 아니라 감독에게도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한 북한의 연광무 감독도 의견은 비슷했다.
연 감독은 "이승우가 특기가 있는 선수라서 특별히 수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북한 선수들은 이승우에게 위험한 태클을 시도하고 수시로 손으로 그의 옷을 잡아당겼으며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 넘치는 자신감…"내년 17세 월드컵 충분히 우승"
이승우는 대회 전 파주 NFC(국가대표 훈련센터) 훈련 때 목표를 묻자 "득점왕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실제로 5골(4도움)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이승우는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두고 "일본 정도는 쉽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일본 수비진을 농락하고 혼자 2골을 터뜨려 완승을 견인했다.
한국은 이승우의 활약에 힘입어 이번 대회에서 선전,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이승우는 "아쉬운 부분을 1년간 보완하면 내년 월드컵에서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 "관심 받아 기쁠 뿐…논란은 알아서 판단하세요"
어린 나이에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관심을 즐기고 있었다.
이승우는 "그렇다고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며 "관심을 많이 받아 더 기쁘고 더 좋은 선수가 돼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승우의 거침없는 표현이 경박하고 거만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우는 "그런 반응은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속 클럽이 스페인 명문클럽 바르셀로나라는 사실 때문에 과도한 찬사를 받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답변이 비슷했다.
이승우는 "내가 설명할 사안이 아니라 팬들이 알아서 보고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진철 감독은 이승우가 자신감 표출이 과격하지만 계속 응원해준다면 더 나은 선수로 거듭날 것이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 "바르샤 1진·성인 국가대표 빨리 됐으면"
현재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성인팀의 바로 아래 단계인 후베닐A에서 활동하며 프리메라리가 데뷔를 갈망하고 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1군에서 뛰는 것은 내 꿈"이라며 "3∼4년 안에 그 꿈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군에 올라가는 시점이 더 빨라지면 영광"이라며 "빨리 발전해서 빨리 올라갔으면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 성인 대표팀에 선발돼 A매치를 소화하고 싶은 욕망도 내비쳤다.
이승우는 "누구나 꿈꾸는 게 성인 대표팀 선발"이라며 "축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준비만 하고 있지만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 가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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