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추천 이사들, 이인호 이사장에 공개 질의서 보내
뉴라이트 역사학자 이인호씨가 이사회장으로 위촉된 뒤 KBS 이사회가 '반쪽 이사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야당 측 이사들이 이 이사장의 역사관 등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내면서 답변이 없으면 17일 열리는 이사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주언, 이규환, 최영묵, 조준상 등 야당 추천 이사 4인은 “이번 보궐이사(장) 선임 과정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됐고 이 이사장의 역사관과 가치관이 공영방송 KBS 이사(장)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단 하에 질의서를 보냈다”며 “17일 이사회 전까지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야당 측 이사들은 이날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견해 ▦조부의 친일 행위에 대한 견해와 입장 ▦문창극 전 총리 지명자 관련 발언에 대한 견해 ▦이승만 대통령 등 과거 독재정권에 관한 견해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책임문제와 특별법 제정에 관한 견해 ▦이인호 이사장이 KBS이사(장)가 되는 과정과 절차의 합당성 문제에 대한 견해 ▦모미이 가쓰토 NHK 신임 회장의 발언 논란에 대한 견해 ▦KBS 편성ㆍ보도ㆍ제작의 독립성에 관한 견해 ▦KBS 구성원들의 우려에 관한 견해 ▦향후 KBS 이사회 운영에 관한 소신 ▦공개질의에 대한 입장 표명 문제 등 모두 11가지 질의가 담긴 문서를 이사회와 이 이사장에게 제출했다. 이규환 이사는 “그 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이사장의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라며 "답변을 할지 여부는 그의 몫이지만 답변이 없을 경우 이사회 불참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야권 이사들이 이 이사장에 반기를 든 것은 그의 경력과 KBS 보도 등에 그의 견해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2006년 뉴라이트 성향 학자들이 결성한 교과서포럼에 참여해 친일 독재를 미화한 '대안교과서'(2008년)를 감수했으며 2011년 교과서포럼 인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을 맡는 등 극우 성향 역사학자로 꼽힌다. KBS가 보도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에 대해서는 "이를 비판하면 제 정신이 아닌 사람" 등으로 평해 논란이 됐다. 이에 야권 이사들은 5일 이 이사장이 선임된 이사회 표결을 거부하고 이사회에 불참한 바 있다. 야권 이사들은 "이사장의 개인 가치관과는 별개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을 아울러야 하는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개념을 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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