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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거액 받고 카자흐 독재정권 자문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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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거액 받고 카자흐 독재정권 자문 비난

입력
2014.08.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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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참사 관련 연설문 포장 조언

토니 블레어(사진) 전 영국 총리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일어난 유혈참사와 관련, 거액을 받고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대응 방안을 조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2012년 7월 영국을 방문해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연설하기에 앞서 유혈참사 문제에 대해 어떻게 언급할 지를 충고하는 블레어 전 총리의 서신을 입수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자나오젠 사태에 정면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이로 인해 카자흐스탄이 이룩한 엄청난 발전이 묻혀서는 안 된다’는 문장을 연설문에 삽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자나오젠 사태는 2011년 12월 카자흐스탄 서부 자나오젠에서 경찰이 비무장 파업 노동자들을 강경 진압해 최소 14명이 숨진 사건을 말한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블레어 전 총리가 제안한 문장을 거의 그대로 언급했고, 이 문장은 그를 카자흐스탄의 경제 발전을 이뤄낸 리더라는 이미지로 포장하는데 쓰였다.

1997년 영국 총리에 올라 10년간 재직한 블레어 전 총리는 퇴임 뒤 자문회사 TBA를 설립해 각국 정부 및 기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하고 있다. TBA는 2011년부터 카자흐스탄 정부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한 해 700만 파운드(약 118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럽ㆍ중앙아 담당자인 휴 윌리엄슨은 “토니 블레어가 카자흐스탄의 엄청난 인권 문제들은 외면한 채 독재자를 위한 원고를 써주고 수백만 파운드를 받았다니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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