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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병언 타살 단서·증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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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병언 타살 단서·증거 없었다"

입력
2014.08.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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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시점 6월 2일 이전 추정, 한 달간 3800명 투입하고도

동선·최종행적 미궁 속으로 "부실수사" 비판 또 불거질 듯

백승호 전남지방경찰청장이 19일 오후 전남 순천경찰서 회의실에서 유병언 변사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호 전남지방경찰청장이 19일 오후 전남 순천경찰서 회의실에서 유병언 변사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사망 원인과 최후 행적을 끝내 밝히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수사본부를 꾸린 한 달여 동안 3,80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그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서 진척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해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오후 2시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유씨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유씨의 변사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과수가 유씨 시신에 대해 2차례 부검을 했지만 골절 등의 외상과 체내 독극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고, 또 시신이 이동됐다는 증거도 없었다”며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씨의 사망 시기와 관련해 경찰은 국과수와 고려대, 전북경찰청 등의 법곤충학 기법을 통한 분석결과 시신 발견 시점보다 10일 전인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변사 현장의 유류품에 대한 조사에서도 기존에 밝혀졌던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유씨의 옷을 감정한 결과 예리한 도구나 둔기 등에 의한 손상은 없었고, 속옷에서도 외부 충격 때 발견되는 섬유 손상이나 잠재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지난 5월 25일 검찰이 유씨의 은신처인 서면 송치재 ‘숲속의 추억’ 별장 급습 이후 유씨의 동선 파악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변사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변사 현장 인근 회사에 설치된 CCTV에서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쯤 누군가가 학구삼거리 쪽에서 변사현장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찾았지만 국과수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등의 판독 결과 ‘원거리에서 촬영되고 해상도가 낮아 판독이 곤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영상을 본 유씨 유가족과 측근들도 ‘유병언과 비슷하다’거나 ‘모르겠다’고 진술하는 등 영상 속 인물이 유씨로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송치재 별장 인근에서 유씨 시신 옆에 있던 것과 같은 보해골드 소주병과 비료포대, ‘워터인워터’ 생수병 등 유류품을 발견했지만 유씨의 이동 경로와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경찰의 한 달 여 걸친 수사에서 유씨 사망 시기와 원인, 최종 행적을 밝혀내지 못함에 따라 유씨 사망 사건은 명확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채 사실상 미궁에 빠지게 됐다. 백승호 전남경찰청장은 “수사본부는 해체하지만 순천경찰서에 수사전담팀 체제를 유지해 새로운 제보나 단서를 중심으로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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