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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윤 일병 사인' 알고도 3개월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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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윤 일병 사인' 알고도 3개월간 쉬쉬

입력
2014.08.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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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직후 "집단 폭행이 원인" 보고, 수사기록 요구에도 불응… 은폐 의혹

군 당국이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건 발생 이후 3개월 동안 선임병들의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전모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전모가 밝혀졌음에도 군 당국은 함구로 일관해 은폐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윤 일병이 사망한 지난 4월 7일 언론발표를 통해 “(윤 일병이) 음식물을 섭취한 후 폭행을 당해 기도폐쇄로 사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가 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현안보고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6일 윤 일병이 선임병들의 집단폭행으로 쓰러진 후 “윤 일병이 음식물 취식 중 의식을 잃었다”고 소속 대대 지휘통제실에 최초보고 됐으나, 이후 당일 밤 “윤 일병이 쓰러진 원인은 음식이 아니라, 선임병들의 폭행”이라고 정정보고 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헌병은 자체 수사를 통해 언론발표 당일 윤 일병에 대한 폭행 등 구체적 사실을 확인하고 사단장에 보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사단 헌병은 선임병들이 사고 당일 윤 일병을 어떻게 폭행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군 검찰이 5월 2일 피의자를 기소할 때는 윤 일병에게 치약을 먹였으며, 매일 야간에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있었고 간부가 폭행을 방조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육군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사건의 핵심을 파악했고 수사 과정에서는 전모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5월 22일 이후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선임병들에 대한 3차례에 걸친 심리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일병 유족의 수가기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군 당국의 은폐 내지는 묵인 속에서 윤 일병 사건의 재판은 진행됐고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군 당국의 발표를 반박하고 나서야 이번 사건의 심각성이 외부로 알려질 수 있었다.

군 당국의 고의적인 은폐 의혹과 별도로 군 수뇌부는 일단 당시 사건의 전모를 제대로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의 경우에도 사건 직후 3차례 보고를 받았지만 엽기적인 가혹행위는 보고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군 당국의 발표 내용과 비슷한 정도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헌병과 검찰은 수사에 몰두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은 보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KBS가 4일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현장검증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KBS뉴스 캡처
KBS가 4일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현장검증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KB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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