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힙합 걸그룹 에이코어의 케미가 거침없는 언변으로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1일 발표한 케미의 신곡 '두 더 라이트 띵(Do The Right Thing)'이 선배 걸그룹 2NE1의 박봄을 디스(diss·disrespect의 줄임말로 어떤 대상에 대해 깎아내리는 말 또는 행위)한 곡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것.
해당 곡에서 케미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봐, 고작 입건유예라니" "너는 좋겠다 팬들이 커버 쳐줘서. 부러워 대표가 소설 써줘서" "최초의 밀수돌 타이틀 획득했네"라는 등 자극적인 가사를 거침없이 토해내 듣는 이를 놀라게 했다.
앞서 남성 힙합가수들 사이에서 불붙었던 디스전이 여가수에게도 옮겨가는 모양새다. 특히 케미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인 래퍼로, 가요계에서는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선배 박봄을 대놓고 도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렇다면 케미는 진심으로 박봄의 잘못을 짚고 싶었던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케미의 디스를 진심으로 보는 네티즌은 없는 듯하다. 신인가수로 출격하는 케미가 화제를 끌어모으기 위해 박봄 디스곡을 이용했다는 시선이 다수다. 노이즈 마케팅과 디스전 열풍을 적절히 응용한 ‘작품’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신인가수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활용한 경우는 줄곧 있었다. 신인가수 브로(Bro)는 지난 7월 일부 여성들의 사고방식을 질타하는 내용의 신곡 '그런 남자'를 발표해 많은 여성들의 원성을 들었다. 더 앞서서는 걸그룹 크레용팝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회원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물론 두 가수 모두 이 사건을 계기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박봄의 잘잘못을 떠나 인신공격까지 감행한 케미의 언행을 비난하기도 했다. 케미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자신있게 박봄을 디스할 정도로 그의 실력과 품행이 받쳐주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다.
의도가 어찌됐든 이번 디스곡을 통해 케미가 대중에 제대로 얼굴 도장을 찍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아직까지 박봄 측의 반응은 잠잠하지만, 케미의 노래가 여성 가수 디스전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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