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식탁에 앉아 불닭을 요리합니다. 불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익은 고기를 찾아 매섭게 젓가락을 휘젓습니다. 한 점을 배어 물고는 감동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두 점째부터는 행복에 겨운 표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아~”하고 감탄하는 소리며 콧등 위에 송글송글 맺힌 땀까지 생생합니다. 이 사내의 열정적인 먹방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어머, 이건 먹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며 서둘러 바로 주문 단추를 누르게 됩니다.

데프콘, 정준하를 능가하는 이 ‘먹방’은 소셜커머스 티몬의 ‘먹방TV’입니다. 판매 음식의 담당 기획자들이 직접 먹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인데요. “대신 먹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처럼, 먹는 사람은 아무 설명 없이 그저 먹기만 합니다. 소비자들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매욕이 높아지는 것이죠.

티몬이 판매 중인 본초불닭발 '먹방TV'의 한 장면

흡사 TV홈쇼핑을 떠올리게 하는 동영상 서비스가 최근 온라인 쇼핑몰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상품의 정보와 사용방법 등을 1∼2분짜리 영상으로 선보이는 것인데, 특히 외식이나 여행 등과 같이 글이나 사진만으로는 특징 전달이 어려운 무형제품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들이 점차 ‘홈쇼핑화’ 되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쇼핑몰들의 변신은 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상품 소개를 통해 모바일 고객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실제로 티몬은 먹방TV의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인기 제품인 잔슨빌소세지와 본초불닭발의 경우 6월 판매 수량이 먹방TV 시작 전인 5월과 비교해 각각 16%, 23% 늘었다고 합니다.

먹방만 있는 건 아닙니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종합 온라인몰인 H몰은 상품기획자들이 직접 쇼호스트로 나서 제품을 소개하는가 하면, 소셜커머스 CJ오클락은 ‘비디오클락’을 통해 최근 유행하는 ‘으리’ 광고처럼 재미있는 ‘B급 코드’의 영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11번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상품 판매자들이 직접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관련 앱을 개발하고 촬영 스튜디오를 빌려주기도 할 계획입니다. 11번가 관계자는 “상품을 누르면 따로 ‘재생’을 누를 필요 없이 소개 동영상이 바로 나오도록 했다”며 “모바일 쇼핑객들이 끊기지 않는 동영상을 통해 제품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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