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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MB는 '헛물', 朴정부는 '나몰라라'

입력
2014.07.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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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5년간 마구잡이 투자… 43조원 쏟아붓고도 4000억 손실

"지난 정부 책임" 수수방관… 성공 가능성 큰 사업도 무차별 취소

필리핀 호몬혼 광산에서 크롬을 채광하고 있는 모습. 광산에서 퍼낸 흙을 물과 섞은 다음 가라앉는 부분만 건져낸 가루 형태의 크롬 정광(검은색 더미)이 쌓여 있다. K&P 제공
필리핀 호몬혼 광산에서 크롬을 채광하고 있는 모습. 광산에서 퍼낸 흙을 물과 섞은 다음 가라앉는 부분만 건져낸 가루 형태의 크롬 정광(검은색 더미)이 쌓여 있다. K&P 제공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말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채광 사업 참여를 위해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매입한 지분(각각 3%, 2%)을 “사업성이 없다”며 되팔았다. 이 프로젝트는 광물공사가 별도 사업처를 만들 정도로 야심차게 시작해 1조2,500억원 이상 투자한 자원개발사업. 하지만 당초 2010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은 채굴권 확정과 인프라 부실 등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며 늦어졌다. 올 1월 말에서야 어렵사리 상업 생산을 시작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자원 개발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며 43조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현재까지 4,000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곳곳에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태다. 하지만 현정부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수습에 나서기는커녕 외면하고 있어 손실은 더 커지고, 해외 정부, 기업들과의 불화로 대외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주 감사원은 광물공사가 멕시코 볼레오 복합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00억원 이상 혈세가 추가로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광물공사는 증액 투자비의 80%까지 떠안아 총 2억3,000만 달러의 빚을 안게 됐다. 또 볼리비아 대통령까지 방한하면서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 리튬 프로젝트도 볼리비아 정부와 의견 충돌로 중단됐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12월 캐나다 유전개발업체 하베스트사 지분 100%를 3조7,921억원을 주고 인수하면서도 수익성 검토나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8,000억원 손실을 입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 광구인 캐나다의 혼 리버와 웨스트컷뱅크 지분을 9,500억원에 사들였지만 이들 광구는 지난해 5월 1,998억원 손실 처리됐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때 이들 3개 에너지 공기업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쏟아 부은 돈은 43조원. 1977년부터 우리나라가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총 투자금액(57조원)의 75%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러나 전체 성적표는 4,000억 원 손실(지난해 기준)이다.

더 큰 문제는 현 정부는 그 동안 문제를 모두 지난 정부 책임이라며 투자금 회수 등 수습에 소극적인데다, 필리핀 호몬혼 크롬 광산 프로젝트처럼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까지 손을 놓아버린다(17일자 1면 보도)는 점이다. 20년 가까이 해외 자원 탐사 사업을 해 온 업체 대표는 “지금 정부에서 자원개발은 금지어”라며 “누구도 아이디어를 내거나 업체들과 머리를 맞대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추, 탐사 관련 기술력 향상 등 정부가 뒷받침해야 할 부분까지 포기해 버리는 것은 문제”라며 “기술력을 키워 스스로 사업성 검토를 할 수 있어야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지난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임소형기자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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