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당권 경쟁의 양강 주자인 서청원ㆍ김무성 의원이 10일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대권 포기 선언’과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서 의원은 “대권에 뜻을 둔 사람이 당권을 잡으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피할 수 없다”며 김 의원 불가론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김 의원은 “혼자만의 주장”이라며 “서 의원이 하겠다는 중대결단이 뭔지부터 말하라”고 맞받아쳤다.
서 의원은 전날에 이어 김 의원을 향해 대선 포기선언을 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대권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다음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 대표가 되면 당이 불공정 공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와도 건건이 부딪히게 돼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고 당도 불행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전대를 ‘대권 발판 마련을 위해 나선 사심 후보 대 대통령 성공을 위해 나선 순수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이번에 출마한 아홉 분 모두 사심 없이 나왔음을 다시 한 번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포기해라, 선언해라 그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전날 밝힌 중대결단이 무엇인지 말씀해야 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서 의원의 발언 중간중간 “말이 안 된다” “그건 혼자의 생각”이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두고도 다시 격돌했다. 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아래서 원내대표를 한 김 의원이 (박 대통령이 주장한) 세종시 원안 추진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수정안은 평 의원 때 낸 것으로 국회의원이 소신을 갖고 한 것을 두고 신뢰가 없다고 말하는 건 잘 못”이라며 “서 의원이 자꾸 사실을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이 격화하자 다른 주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태호 의원은 “두 분이 오히려 대통령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고장 난 정치시스템을 제가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이인제 의원은 “저를 혁신의 불씨로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문종 의원은 “용광로 리더십으로 화합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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