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노사가 분규 시작 6년 8개월 만에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국내 노동조합사상 역대 최장인 2,075일 농성을 끝내고도 10개월 동안 협의가 지지부진했던 노사는 결국 노조 인정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30일 재능교육 사측과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0일 재능교육 노조를 유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 및 사무실 운영비를 사측에서 지원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법적 지위가 불안정했던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이 단체행동권, 교섭권 등 노조 활동과 권리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협약에는 부상 등으로 인해 학습지 교사의 생계가 곤란해졌을 때 회사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계약해지 요건 강화, 고정적 휴가비 지급 등 강화된 복리후생 내용이 담겼다. 다만 회원수가 감소한 만큼 일정 금액을 교사의 급여에서 삭감하는 ‘마이너스 수수료 제도’는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년 상반기 중 해결하기로 했다.
노조와 사측은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10일 이후 정식으로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오수영 재능교육지부장은 “종탑 고공농성 등 5년 8개월간의 투쟁이 부족하나마 성과를 내게 됐다”며 “부족한 부분은 계속 고쳐가면서 다른 학습지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지난 갈등은 잊고 노사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능교육 사태는 2007년 11월 임금 체계에 문제가 있으니 단체협약 재교섭을 하자고 요구한 노조에 사측이 해고 협박을 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그 해 12월부터 거리 농성을 시작했고, 사측은 이듬해 “학습지 교사는 특수고용노동자여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했다. 지난해 2월 6일부터 오수영 지부장 등 2명은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라 202일간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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