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폭탄테러 31년 만에 순국사절 17명 추모비 제막식
1983년 아웅산 폭탄테러가 발생한 지 31년 만에 테러 발생지에 추모비가 건립됐다. 외교부는 현충일인 6일 미얀마 양곤에서 아웅산 폭탄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아웅산 순국사절 추모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추모비는 1983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미얀마 국빈 방문 시 북한의 폭탄 테러로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순직한 17명의 외교사절과 수행원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추모비는 테러가 발생했던 아웅산 국립묘지의 북문 입구 경비동 부지(258㎡)에 설치됐다. 가로 9㎙, 높이 1.5㎙, 두께 1㎙ 크기의 추모비는 벽 모양의 형태로 추모비 사이의 틈을 통해 100㎙ 정도 떨어진 테러 현장이 보이도록 설계됐다. 추모비에는 순국사절 17명의 이름과 직책이 명기돼 있다.
제막식에 참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추모사에서 “아웅산 묘소 폭탄테러는 북한의 호전성과 잔혹성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드러낸 만행”이라며 “그것은 한반도 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사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윤 장관과 권철현 추모비 건립위원장, 순국사절 유족 23명을 비롯해 90명 안팎이 참석했다. 미얀마에서는 외교부 의전관과 전직 주한 미얀마 대사 등이 자리했다.
제막식은 분향과,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묵념, 헌화와 추도사 등 추모행사 형식으로 50분 정도 진행됐다. 아웅산 테러로 희생된 고 김용한 과학기술처 차관의 장남인 태균씨 등 일부 유족은 묵념 도중 눈물을 흘렸다.
추모비는 2012년 5월 미얀마를 방문했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테러 현장에 추모비 건립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추진됐다. 이후 양국간 논의를 거쳐 지난해 연말 추모비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윤 장관은 제막식 후 “오늘 행사는 미얀마의 변화로 가능하게 됐다”면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인 흐름에 북한이 거역해선 안 되며 빨리 대화, 화해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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