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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법정 드라마까지... 멜로 좀 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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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법정 드라마까지... 멜로 좀 빼면 안되겠니?

입력
2014.06.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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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개과천선’(왼쪽)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각각 변호사와 경찰을 중심으로 한 장르물을 표방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멜로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
MBC ‘개과천선’(왼쪽)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각각 변호사와 경찰을 중심으로 한 장르물을 표방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멜로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
MBC ‘개과천선’(왼쪽)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각각 변호사와 경찰을 중심으로 한 장르물을 표방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멜로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
MBC ‘개과천선’(왼쪽)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각각 변호사와 경찰을 중심으로 한 장르물을 표방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멜로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

'겨울연가' '대장금' '미남이시네요' 계보 이어온 멜로 드라마

장르물에도 끝내는 끼어 들어

한류 드라마 경쟁력 멜로 인식 탓

결국 멜로 없이는 힘든 걸까. 한국 드라마에서 멜로는 득이자 독이다. 이른바 한류드라마로 불리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빠지지 않는 게 멜로다. 욘사마 열풍을 불러온 ‘겨울연가’가 그렇고 중동과 유럽에서까지 열풍을 만든 ‘대장금’이 그렇다. 장근석이 욘사마 열풍을 이어가게 만든 ‘미남이시네요’도 마찬가지고 최근 중국서 신드롬이 생긴 ‘별에서 온 그대’도 비슷하다. 모두 우리 식의 달달하고 직설적인 멜로가 깔려 있다.

얼마 전 ‘별에서 온 그대’ 열풍으로 중국 사회를 이해해보자는 컨퍼런스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도 한류드라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멜로를 꼽았다. 한국에서는 “멜로는 이제 별로”라는 얘기가 많고 그래서 “왜 우리는 미드나 일드처럼 순전한 장르물이 없는가” 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외의 관점은 달랐다. 중국도, 일본도 한류드라마에서 주로 기대하는 건 멜로였다. 장르드라마? 이미 그들에게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SBS가 한때 ‘신의 선물 14일’과 ‘쓰리데이즈’를 월ㆍ화ㆍ수ㆍ목요일에 편성하면서 멜로 없는 장르드라마의 가능성을 타진한 적이 있지만 새로 시작한 ‘닥터 이방인’이나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결국 장르물이 멜로와 엮이거나 혹은 멜로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르물과 멜로의 결합은 장르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멜로라는 보편적 기대를 충족시키는, 한국 식 대안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복합 장르에도 주와 종은 있기 마련이다. ‘별에서 온 그대’가 그 많은 장르의 섭렵에도 불구하고 멜로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달리 ‘닥터 이방인’이나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장르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실은 멜로를 보여주고 있다.

MBC ‘개과천선’ 같은 본격 법정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는 처음에 기억상실로 인해 과거를 잊고 새로운 현재로 재탄생하는 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기업을 대변하던 변호사가 서민을 보호하는 변호사로 바뀌는 과정은 대중에게 판타지를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반이 넘으면서 이 드라마에도 멜로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카멜레온 같은 연기를 하던 김명민은 이제 멜로까지 선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 드라마에서 멜로를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멜로의 배제는 한국 시청자에게도, 해외의 한류 팬에게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선택이다.

멜로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멜로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개과천선’은 멜로 사용법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지리멸렬한 형사 장르물의 한계를 적당한 멜로로 덮으려 한다면 ‘개과천선’은 정의와 사랑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변호사를 다루기 위해 멜로를 사용한다.

멜로라고 해서 사회 문제를 빼놓을 수는 없다. 멜로가 다루는 개인 영역은 늘 사회 제약과 편견에 의해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집중한다면 멜로가 결코 소소한 남녀 사랑이야기에 그치거나 달달한 상황 연출의 수단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멜로 없이 안 된다면 그 멜로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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