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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의 불호령… 고개숙인 은행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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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의 불호령… 고개숙인 은행장들

입력
2014.04.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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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터지는 금융 사고의 책임에서 금융당국도, 은행도 모두 자유로울 수 없었다. 호출을 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호출을 당한 은행장들도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무거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금융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위기감, 어떻게든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9층 회의실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은행장 회의'. 명칭이 회의였지, 사실상 질타와 반성을 위한 자리였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해외 출장 중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제외하고 은행장들이 모두 직접 참석했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외환 농협 한국씨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산업은행장 등이다.

최 원장의 경고는 엄중했다. 최 원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미증유의 금융사고는 금융의 기본인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신뢰를 잃은 금융회사와 경영진은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퇴출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회사 경영진과 감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신뢰를 잃거나 실적만을 우선시하고, 내부 통제와 소비자 보호에 무관심해 대형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경우 은행장과 감사 등에게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또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는 특히 "금융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은행장과 감사에게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경고했다.

대형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상주검사역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제가 있는 은행에 검사역을 파견해 상주시키면서 24시간 감시를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나 통화감독청(OCC)은 대형 금융지주사나 은행에 검사역을 상주시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는 은행에 금감원이 감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평소 밀착 감시하다가 종합검사 시기 등이 되면 핵심 검사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을 향한 주문도 쏟아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장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경영 및 인사 전반의 쇄신.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사철만 되면 쏟아지는 민원, 이에 따른 불투명한 인사가 각종 비리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라며 "순환보직제 등을 철저히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와 함께 ▦공정한 상벌 제도 운용 ▦내부고발제 활성화를 위한 제보자 보호 및 보상 강화 ▦해외점포 관리 감독 강화 ▦이상 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 조속한 도입 등도 주문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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