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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을 능가할 수 있겠냐고요? 자신 없으면 도전하지도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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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을 능가할 수 있겠냐고요? 자신 없으면 도전하지도 않았죠"

입력
2014.01.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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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EXO)의 독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JYP엔터테인먼트의 대답은 '갓세븐'이다. 그룹 'god'와 가수 세븐을 합친 게 아니라 'GOT7', 멤버들 설명에 따르면 '7명이 뭉쳤다'는 뜻이다. '행운의 숫자 7을 잡았다'는 부적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

갓세븐은 JYP가 2PM 이후 6년 만에 배출한 남성그룹이다. JYP가 이들에게 회사 사활을 걸었다는 이야기다. 20일 데뷔 앨범 '갓 잇?'(Got It?)을 발표한 이들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2PM을 넘어설 자신이 있는지. 리더인 JB(20)의 대답에는 결기가 넘쳤다. "자신이 없었으면 도전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JB와 주니어(Jr.ㆍ20)는 2012년 듀오 JJ프로젝트로 데뷔한 적 있는 중고 신인이다. JJ프로젝트에 해외파 잭슨(20)과 마크(21)를 중심으로 데뷔를 준비하다 영재(18)와 막내 2명 뱀뱀(17)과 유겸(17)이 합류해 팀이 완성됐다. 이들이 스스로 규정한 정체성을 물었다. 잭슨이 꼬부랑 발음으로 "우린 잘나가는 교포 오빠들"이라고 하니 웃음이 터진다. JB가 이내 정리했다. "무술 요소를 비보잉 안무에 적용한 '마샬 아츠 트리킹'이라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JYP 최초의 힙합 그룹이죠."

갓세븐이 지향하는 음악은 힙합과 R&B 사이의 중간쯤이다. 타이틀 곡 '걸스 걸스 걸스'와 '따라와' 등 힙합과 R&B를 적절히 배합한 여섯 곡이 데뷔 앨범에 담겼다. JB는 "힙합이 기반이지만 각자만의 색깔이 뚜렷해 노래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갓세븐은 다국적 그룹이다. 뱀뱀은 태국 출신이고, 잭슨은 홍콩, 마크는 미국에서 왔다. 우리말이 아직 서툴지만 소통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한다. 뱀뱀은 "평소 한국 만화와 음악, 음식에 관심이 많아 한국말도 금방 배웠다"고 했다. 해외파 멤버들의 어색한 한국말은 힘든 연습 시간 중에 웃음을 나누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잭슨은 외국 국적 멤버 중에서도 이력이 독특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펜싱 선수 출신 아버지와 체조선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체조를 했다가 키 때문에 펜싱으로 종목을 바꿨다. 대회를 준비하던 중 우연찮게 JYP의 글로벌 오디션에 합격해 한국으로 왔다. "아버지께서 펜싱 대회에서 1등을 못 하면 안 보내준다고 하셔서 금메달을 2개 땄어요. 그러고 나니 쿨하게 가라고 하시더군요."

뱀뱀은 2007년 JYP의 글로벌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너무 어려 3년이 지나 한국으로 오게 됐다. 그는 "한국에 온 지 2년 됐을 때 향수병이 심해 집중도 안 되고 힘들어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했다"며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에 힘든 시기를 참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누군가 고생담을 꺼내고 나니 가슴 속 깊은 곳에 담고 있던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JYP에 들어온 지 7개월밖에 안 된 영재는 "갓세븐에 합류하고 나선 '여기서 한 번 잘못하면 떨어져 나가겠구나' 하는 두려움에 다른 멤버들보다 2, 3배 더 뛰고 노래하고 춤추려 했다"고 말했다. 유겸은 "연습생 자체가 기약이 없기 때문에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데뷔 전을 회상했다. 마크는 실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주니어는 박진영과 이름이 같아 생긴 호칭이다. 그는 "처음에는 열심히 하면 당연히 데뷔할 줄 알았는데 언젠가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됐을 때 힘들었다"고 했다. 남들에게 보여준 '열심'과 자신이 생각하는 '열심'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는 주체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단다. "돌이켜 보니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더군요. 무작정 꿈만 좇았던 것 같아요. 꿈을 깰 수 있는 사람이 확실한 꿈을 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목표 없는 원대한 꿈을 깨고 정리한 뒤 안정을 찾았어요. 20년을 살며 가장 힘들었던 때죠."

갓세븐의 멤버들은 팀의 장점으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과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을 꼽았다. "멤버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당사자들이 대화로 풀어요. 절대 제3자가 개입하지 않아요."(JB) "멤버들 모두 목표 의식이 뚜렷합니다.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친구들이죠. 흐지부지 남들 따라가는 멤버가 한 명도 없어요. 프로의식이 강한 게 장점이죠."(주니어)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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