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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유학, 음악을 보는 시야 맑아지고 넓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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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유학, 음악을 보는 시야 맑아지고 넓어졌죠"

입력
2013.12.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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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 갖추지 못했던 것을 하나씩 섭렵하는 과정도 행복했지만,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 보고 아내와 여행도 가는 등 가족만 바라볼 수 있던 순간들이어서 더 행복했습니다."

3년여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밖에 안 돼서일까. 13일 만난 가수 조규찬(42)의 얼굴에는 시차로 인한 피로가 남아 있었다. 말투는 느리고 신중했다. 예민하고 까다로울 것 같다는 예상은 빗나갔다.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와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의 유학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그는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걸 배운 기회였다"면서 "음악이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 배우고 나니 설계도의 청사진을 본 것처럼 시야가 맑아지고 넓어졌다"고 했다.

조규찬은 2010년 9집을 낸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재즈를 공부하러 가족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 가수인 아내 해이도 미국에 머물며 연극을 전공했다. 그는 "데뷔 때부터 했던 생각인데 더 늦으면 떠날 수 없을 것 같아 유학을 결정했다"면서 "재즈를 전공한 건 어느 정도 명망 있는 음대에서는 대부분 재즈를 기반으로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음악이 아름다운 건 소리가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그는 유학 기간 3년을 쉼표로 여기며 결국 행복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공부하는 동안 그는 '학생 조규찬'으로만 살았다. 그래서 유학하며 쓴 곡 중엔 버린 곡도 많다. "곡을 완성해 놓고 한국에 돌아가면 그 틀 안에 갇혀 버릴 것 같아서"였다.

가수 활동 재개와 함께 앨범 하나를 바로 낼 만도 하지만 그는 '롱 굿바이스'라는 단 한 곡만 25일 여는 콘서트를 통해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어떤 극적인 방식으로 컴백하느냐보다 어떤 내용을 채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정하지 않았다. 석사 논문이기도 한 보컬리즈(모음만으로 하는 노래)로 앨범을 만들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창작곡으로 만들지 고민 중이다.

그는 가요계에서도 유명한 음악 가족에서 자랐다. 30년 전 작고한 아버지 나화랑(본명 조광환)씨는 '열아홉 순정' '청포도사랑'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이고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유성희씨는 '양산도 부기' '코스모스 피고 져도' 등을 불렀던 가수다. '다 줄거야'로 유명한 조규만, 실용음악 강사인 조규천 두 형과 함께 조트리오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어머니의 빈 자리는 특히 크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습니다. 제 고집이 꺾이지 않고 건강하게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인데…."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여는 공연 '메리, 컴백 조규찬'은 팬들이 원하는 곡 위주로 꾸밀 예정이다.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삽입돼 다시 인기를 모은 '추억#1'과 '아담과 이브는 사과를 깨물었다' '땡큐' 등 20여곡을 준비했다. "이전엔 없던 일인데 스태프의 의견을 많이 듣고 있어요. 곡 순서나 구성, 흐름도 모두 교감과 조율을 통해 정하고 있습니다. 편곡도 최대한 원곡 그대로 관객들이 편하게 들으실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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