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당이 조기총선에 동의하면 총리 사퇴 및 의회해산 용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혼란은 당분간 오래갈 것이다."(태국 잉락 친나왓 현 총리)
"현 정권을 무너뜨릴 최후의 결전을 9일 벌이겠다. 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 패배를 인정하고 정부에 투항하겠다."(반정부 시위 지도자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
권력을 지키려는 세력과 이를 무너뜨리려는 반대파가 각기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고 나오면서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잉락 총리는 7일 일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조기총선 실시를 전제로 자신의 용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배수진을 쳤다. 잉락 총리는 그러나 "반 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전 부총리가 조기총선에 반대했다"며 "이 때문에 현 정국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협상할 필요가 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부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선택도 국민들과 시위대에 지금이라도 제공할 수도 있다"며 "우리의 문은 여전히 언제든 열려 있다"며 대화를 통한 타협의사를 재차 밝혔다.
잉락 총리는 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해 "정치를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우리 가족은 탁신 일가를 위해 권력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86회 생일을 맞아 잠시 잦아들었던 반정부 시위는 9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텝 전 부총리가 현 정권을 무너뜨릴 '최후의 결전'을 이날 벌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현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수백만 명까지 거리에 나와야 한다"며 시위대 동참을 촉구하면서 "시위에 이만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시위를 하지 않고 내 발로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수텝 전 총리는 "죽느냐 사느냐, 지느냐 이기느냐를 이날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시위에 더 많이 참여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그간 이어져온 시위 규모를 고려했을 때, 실제 수백만 명이 참여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또 이번 시위가 마지막이 될지도 회의적인 전망이 따른다. 수텝 전 부총리는 이전에도 비슷한 공약을 하고 이행치 않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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