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번에 또 실패했는가? 절망으로 다시 아픈가? 너무 실망하지 말자. 이 좌절이 훗날 멋진 반전이 되어줄 것이다. 위기가 깊을수록 반전은 짜릿하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한강대교 난간에 새겨진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메시지다. 이 메시지는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희망의 목소리다.
김 교수 외에도 가수 이효리, 야구선수 추신수, 성악가 조수미, 소설가 신경숙, 배우 하정우 등 사회명사 44명의 희망메시지가 한강대교에 새겨진다.
서울시는 작년 9월 마포대교를 스토리텔링 형 '생명의 다리'로 꾸민 데 이어 한강대교도 두 번째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5일 밝혔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강대교는 한강대교 가운데 마포대교에 이어 지난 5년간 자살 시도가 가장 많았던 곳이다.
시 관계자는 "한강에서 투신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찰나의 감정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생명의 다리 조성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조수미씨는 '당신이 이겨야 할 사람은 당신의 경쟁자가 아닌 바로 어제의 당신입니다'라고 적었으며 추신수씨는 '경기의 흐름을 홈런 한 방으로 뒤집듯 여러분 인생에도 이런 홈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적었다. 배우 하정우 씨는 '힘들겠지만, 숨쉬기조차 힘들겠지만 한 번만 더 꿈을 가져봐요'라고 희망을 전했다.
이외에도 만화가 허영만, 화가 육심원, 한젬마, 양말디자이너 홍정미씨 등 9명은 다리 난간에 그림과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이들의 메시지는 한강대교 양방향 난간 1,680m 구간에 설치됐다. 희망메시지에는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할 경우 불이 들어와 읽을 수 있도록 돼 있다. 8개 대학 80여명의 예술전공 학생이 제작한 조형물 8점, 사랑과 응원의 말을 전하는 버스정류장, 생명의 전화 등도 설치됐다.
시 관계자는 "각종 어려움을 견뎌내고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회명사들의 희망메시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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