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 지진을 계기로 중국의 고질적인 부실공사를 일컫는 '콩비지 공정'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성금이 부패 공무원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모금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일부 언론은 이번 지진으로 2008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복구작업이 콩비지 공정이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20일 발생한 규모 7.0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중 원촨 대지진 당시 복구된 건물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붕괴된 학교 교사 잔해에선 속이 텅 빈 벽돌과 불량 접착제가 대거 발견됐다. 중국은 원촨 대지진 복구 작업 당시 8.0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일부 네티즌은 "8.0에도 견딘다는 건물이 어떻게 7.0에 무너지느냐"고 한탄했다.
그러나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5일 "속 빈 벽돌을 사용한 것은 보온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속 빈 벽돌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콩비지 공정이라고 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루산현 관계자도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 때보다 진원이 지표면에 더 가까워 규모는 작아도 강도는 더 심했다"며 "그럼에도 원촨 대지진보다 피해가 적은 것은 당시의 복구 작업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홍콩의 의회 격인 입법회에서 열린 1억 홍콩달러(약 144억원) 지진 구호성금 기부안 표결은 갑론을박 끝에 무산됐다. 일부 의원이 성금이 부패 관리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도 중국 적십자회 대신 자원봉사 시민단체에게 성금을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한편 이날 오전 6시10분 루산현에서 남동쪽으로 200여㎞ 떨어진 쓰촨성 이빈(宜宾)시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의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진으로 24명이 다치고 가옥 24채가 붕괴됐으며 4,000여채는 손상을 입었다. 쓰촨성 청두(成都)에서는 개구리와 두꺼비 떼가 출현, 일부 주민들이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여기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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