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은 MB 정부가 지난 4년간 총 22조원을 집중 투입하여 시행해 온 대형국책사업이었다. 그러나 사업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수질 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보의 안전성, 녹조발생, 제내지 지하수위 상승 등 4대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증논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국가 수자원정책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정부는 4대강 사업의 엄정한 평가를 통해서 우리나라 수자원 정책의 방향을 재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지난 4일 국토교통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혔듯 가급적 정치논리는 배제하되 중립성을 지닌 전문가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접근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로 인해 국가 주요 물관리 정책이 중단되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한 면에서 국토부가 밝힌 2013년 수자원 주요 업무 계획은 국토부가 지난날의 4대강 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심한 결과가 반영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올해 국토부의 주요 수자원정책은 앞에서 언급한 '4대강 사업의 객관적 검증'외에 '도시홍수 등 물관련 재해로부터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환경과 조화되고 지역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수자원, 하천관리 체계 구축',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 준비'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은 우리나라 수자원의 개발, 보존, 이용 및 유지관리가 중앙정부의 하향식이 아닌 수자원의 수혜와 피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상향식 수자원 정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관련 내용의 경우 댐, 하천, 하수도 등 도시 치수시설물 간 과학적 연계운영을 통해 시설물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도시지역과 중소하천 유역의 건전한 물 순환을 촉진시키고 홍수예보 체계를 강화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환경과 조화되는 수자원, 하천 관리체계 구축'은 지역참여형 정책결정과 환경계획과의 연계를 통한 체계적 국토관리가 주안점이다. 댐 건설 등 수자원사업의 프로세스를 선 지역합의 유도, 후 계획확정 방식으로 전환하여 환경문제 등에 대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합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환경계획과의 연계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훼손되거나 복개된 하천구간은 건전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며, 이미 정비된 하천은 친수 및 문화공간과 생태, 보전공간으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유역별 하천관리계획을 금년 말까지 수립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2015년 제7차 대구ㆍ경북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 준비'는 4월 중 조직위원회를 발족하여 행사 준비지원을 위한 조직을 완비하고, 5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세계물위원회(WWC), 유엔, 각국 대사 등이 참석하는 시범 행사 시작으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준비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제7차 세계물포럼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21세기 블루골드 시장인 해외 물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후변화로 늘어만 가는 홍수, 가뭄 등 물 관련 재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수자원정책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4대강 사업에 대한 최근 비판적 여론이 수자원 정책의 위축으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홍수, 가뭄 등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자원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가 외부의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되, 보다 거시적 안목에서 주요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박근혜정부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국토부가 4대강 검증으로 인해 좌고우면 하지 말고 묵묵히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게 정답이다.
지홍기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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