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드 선지급 포인트 혜택 아닌 빚” 주의 당부
강모(33)씨는 2010년 혼수용품을 구입하다 36개월 간 평소 신용카드 사용금액만큼만 이용하면 TV를 70만원 할인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카드를 신규로 발급받고 제품을 구매했다. 이후 평소와 다름없이 매달 150만원 이상을 카드로 결제했으나 결제대금 내역에는 카드 사용금액 외에 매달 약 1만원 내외의 현금과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갔다. 강씨는 “혜택을 주는 척하며 권유하더니 카드사 배만 채우는 꼼수였다”고 불쾌해했다.
강씨의 경우처럼 카드 선지급 포인트 제도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금융감독원이 25일 주의를 당부했다. 혜택이라 믿고 덜컥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갚아야 할 빚이어서 현명한 소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지급 포인트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구매할 때 카드사가 일정 포인트로 구매대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고객은 이후 일정 기간 카드를 이용해 적립되는 포인트로 상환하는 제도다. 소비자들은 수십만원 할인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신규 카드를 발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포인트를 이용해 물건을 산 카드 이용객 2명 중 1명은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선지급 포인트 이용 회원은 534만8,000명으로, 이 가운데 현금으로 상환한 비율은 49.4%에 달했다. 특히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현금상환 비율은 각각 79.5%와 68.5%로 매우 높았다.
금감원은 “카드사에 따라 무이자할부 공과금 대중교통 이용액 등은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거나 업종별로 포인트 적립률이 달라 월별 포인트 적립한도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연체할 경우 최고 25%까지 연체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3개월 연속 카드 이용실적이 없으면 카드사가 지급된 포인트 중 미상환액을 일시에 청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조만간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집중 점검키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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