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상조합은'파리컬렉션' 주관 등 패션계 중심… 브랜드 지적재산권도 법적 보호극찬받는 '준지' 브랜드발전성·화제성 높이 평가… 올해부터 영화 협찬 등 브랜딩"가장 중요한 건 용기""디자이너들 해외시장 도전해야… 창의력 보여주면 상업성도 인정"
'파리가 반한 남자'로 불리는 정욱준(47) 제일모직 상무가 또 한번 프랑스 파리에서 쾌거를 이뤘다. 남성복 브랜드 '준지(JUUN.J)'로 파리의상조합의 정회원으로 뽑힌 것이다.
파리의상조합은 세계 최고 의상전시회인 '파리컬렉션'을 주관하며 참석 브랜드의 패션쇼 장소와 시간을 결정하는 곳. 이 곳 멤버가 된다는 건 세계 패션계의 중심 브랜드에 진입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정회원 취득과정은 까다로운데, 일단 선정만 되면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법으로 보호해주고 패션쇼 시간도 좋은 시간을 선점할 수 있다.
정 상무는 3일 본지 인터뷰에서 "인종,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크리에이티브를 중시하는 파리에서 인정받은 것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정 상무는 첫 컬렉션도 파리에서 열었고, 지금까지 12번의 파리컬렉션을 개최했다.
정 상무가 만든 준지 브랜드는 이번 가입으로 파리의상조합 회원인 발렌티노, 미우미우, 폴스미스,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들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현재 파리의상조합 회원은 전세계 100여개 브랜드에 불과하다. 원래 정회원이 되려면 프랑스에서 인력을 채용하는 등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준지의 경우 발전성과 화제성이 높게 평가됐다고 한다. 여기에 준지가 파리컬렉션에서 시작한 점을 들어 "한국은 물론 프랑스 브랜드이기도 하다"는 디디에 그랑바흐 파리의상조합 회장의 극찬까지 더해졌다.
정 상무는 "파리 진출 초기부터 파리의상조합 회원이 되는 것을 고대해왔다"며 "무엇보다 브랜드와 디자인의 지적재산권을 법으로 보호해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2007년 파리 입성 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디자이너로 꼽혀왔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그를 '클래식의 변환자'로 불렀고,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그의 트렌치코트를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유일한 3년 연속 수상자로 꼽혔고, 이서현 부사장은 그를 2011년 제일모직 남성복 총괄 상무로 영입했다.
정 상무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도 한국의 글로벌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라며 "올해는 영화 헝거게임2에 의상협찬을 하고 전세계 주요 패션 잡지 광고를 시작하는 등 준지의 브랜딩을 시작하는 해"라고 소개했다. 또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힙합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공연 때마다 준지의 옷을 입고 있는데 앞으로 이같은 스타마케팅과 협업을 더해나갈 예정이다.
정 상무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용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 중국도 이미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의 목표는 준지 브랜드를 루이비통, 샤넬처럼 오랜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명품, 고부가가치 브랜드로 만드는 것. 정 상무는"수백 년이 지나도 살아남는 생명력 있는 분야는 결국 패션, 브랜드"라며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창의적인 것을 보여주면 결국 상업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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