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3명 중 1명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하위권(7~9등급)에 속하는 일반고가 서울에서 3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고 재학생의 학력저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31일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서울 일반고 214곳의 2012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재학생 3분의 1 이상이 언어ㆍ수리ㆍ외국어 3개 영역에서 평균 7∼9등급을 받은 학교가 70곳(32.7%)에 이르렀다. 7∼9등급은 백분율 석차 하위 23% 이하로 4년제 대학 진학이 어려운 수준이다.
이 같은 학교가 몰려있는 지역은 성북구(7곳), 중랑ㆍ은평구(각 5곳), 양천ㆍ동대문ㆍ관악구(각 4곳) 등이다. 7∼9등급이 3분의 1 이상인 일반고가 없는 자치구는 서초구와 강동구뿐이었다.
7∼9등급이 재학생의 40%를 넘는 일반고는 34곳으로 15.9%에 달했고, 절반 이상인 학교도 4곳이나 됐다. 중랑구의 A고(56.9%), 중구의 B고(52.5%), 성북구의 C고(52.1%), 금천구의 D고(51.4%) 등이다.
7~9등급 학생 비율이 가장 낮은 5개 자치구는 강남(16.1%)ㆍ서초(17.6%)ㆍ노원(22.7%)ㆍ양천(23.5%)ㆍ용산구(23.8%)로 이른바 '교육특구'일수록 하위권 학생도 적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최하위권이 많은 5곳은 금천(43.6%)ㆍ중랑(39%)ㆍ동대문(37.3%)ㆍ성북(37%)ㆍ영등포구(36.3%)였다.
전국에서 7~9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이 단 1명도 없는 학교는 16곳으로 집계됐다. 수험생이 1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 5곳을 제외하면 11곳으로, 전남 화순군 능주고, 경기 화성시의 병점고, 충남 천안시의 북일여고, 경북 안동시의 안동여고, 경북울진군의 울진고 등이다. 능주고는 언어ㆍ수리ㆍ외국어 표준점수 합계평균이 일반고 중 전국 10위로, 화순군이 2011년부터 연간 50억원 이상의 맞춤형 교육지원예산을 쏟아부어 사이버교육서비스, 방과후수업, 원어민영어보조교사, 수업료, 통학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04년 개교한 신흥 명문 병점고도 학생 관심분야를 고려한 과목 개설, 맞춤형 심화보충 수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에는 한 곳도 없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서울의 경우 특수목적고에다 자율형사립고가 늘면서 일반고의 학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학교간, 지역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실의 수업 분위기는 상위권 학생이 얼마나 섞여 있느냐가 좌우한다"며 "우수학생들이 유출돼 슬럼화하고 있는 일반고에서는 학습지도와 생활지도가 모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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