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에서 화산 폭발 관련 징후가 최근 빈번해지면서 대형 재난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후지산과 30㎞ 가량 떨어진 활화산 지대 하코네에서 미세지진이 하루 150차례 발생하는 등 예년보다 10배나 많이 관측되고 있으며 호수의 수위가 갑자기 상승했다 낮아지는 기현상이 포착됐다”고 30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특히 후지산 내부의 5개 호수 중 하나인 가와구치(河口)호의 3월 평균 수위가 1999년 이후 평균치보다 약 1m 내려가 사람들이 걸어서 호수 가운데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300여년 만의 후지산 분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즈오카현 북동부와 야마나시현 남부에 위치한 3,776m 높이의 휴화산인 후지산은 1707년 마지막으로 폭발했다. 일본에서도 10억㎥ 이상의 화산재와 토석류가 분출된 대규모 화산 폭발은 1914년 규슈(九州)의 사쿠라지마 화산 분화가 마지막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화산학자는 일본에서 화산 활동의 휴식 기간이 너무 길다며 후지산의 화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당장 분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반박한다. 기상청은 2월 중순 이후 미세지진이 잦아든데다 다른 분화 조짐이 없고 이전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적이 있다며 후지산의 분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기상청은 또 후지산 호수 수위가 낮아진 것도 “비가 적게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간 후지산 인근 강수량은 556.5㎜로, 예년 같은 기간의 평균 912.7㎜ 보다 훨씬 적었다. 아사히신문 등은 가와구치호의 수위가 2007년 7월과 2008년 3월에도 비슷하게 내려갔다가 회복된 적이 있다며 4, 5월 후지산 눈이 녹아 내리면 수위가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후지산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2011년 도호쿠대지진의 영향으로 후지산이 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6월 협의체를 구성한 뒤 피난 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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