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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말엔 서울 1년의 반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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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말엔 서울 1년의 반이 여름

입력
2013.03.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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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세기말 서울 시민들은 1년의 절반을 여름으로 살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기상청의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10년마다 0.63도씩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고배출 온실가스 시나리오(RCP 8.5)를 가정한 결과 2091~2100년 서울의 여름일수는 연 평균 174.9일로 예측됐다. 여름은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로, 현재도 1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21.8일(2001~2010년 평균)이나 되지만 이보다 2개월이나 늘어나는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의 여름이 180.6일로 가장 긴 것으로 예측됐다. 관악구가 168.1일로 가장 짧지만 역시 지금보다 59일 길어진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과,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대폭 늘어난다. 서울의 폭염일수는 현재 11.1일에서 83.4일로, 열대야 일수는 8.2일에서 81.9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이런 극한적인 기후 현상은 21세기 중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더라도 막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2040~2050년쯤 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을 가정한 중배출 시나리오(RCP 4.5) 아래서도 21세기말 서울의 여름일수는 147.8일로 현재보다 한 달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는 33.4일, 열대야 일수는 42.3일로 현재보다 각각 3배, 5배 증가했다.

그 이유는 일단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대기 중 농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현재 392ppm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줄이더라도 21세기말에 540ppm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학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을 막으려면 21세기말까지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450ppm으로 묶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실가스는 한 번 배출되면 길게는 200년까지 남아 있어 지금 감축하더라도 대기 중 온실가스는 계속 늘어난다”며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대책 모색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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