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환, 암 투병 중 끝내 사망

병마와 싸우던 프로야구 선수 이두환(24)이 세상을 떠났다.

원자력병원은 “이두환 선수가 오후 5시30분께 사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두환은 이수중-장충고를 거쳐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의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두산을 거쳐 지난해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고교 시절부터 타고난 힘과 유연성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두산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에 가려 주로 2군에서 머물렀다. 이두환은 KIA에서 “반드시 1군 엔트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구단 역시 이두환의 파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이두환은 지난해 말 정밀검사에서 뼈암으로 불리는 대퇴골두육종의 진단을 받았다. ‘제 2의 김동주’라 불린 유망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 이두환은 1년 동안 8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여러 차례 항암 치료를 했다. 지난달에는 폐까지 번진 암세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왼다리를 절단했지만, 9번째 수술을 앞둔 이날 결국 눈을 감았다.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인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두환의 투병 소식이 전해진 후 프로야구선수협은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두산 시절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던 최준석 이용찬 등은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 이두환을 위로했다. 또 송지만, 박병호 등 넥센 선수들은 지난 20일 이두환에게 치료비 3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두환의 팬들은 지난 14일 ‘이두환 돕기 일일호프’ 행사를 열어 수익금 2,107만원을 모았다.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멤버들은 22일 다시 한 번 일일호프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이두환을 돕기 위해 그의 중학교 동문인 임태훈과 황재균, 심수창, 허도환 등이 목동구장에서 자선경기(폭설로 취소)를 연 날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산과 KIA 구단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중 이런 일이 발생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