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24∙187㎝)은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의 부진 탓에 최근 팀이 2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김선형도 할 말은 있었다. 지난달 26일 부산 KT전에서 오른 엄지 손가락에 실금이 간 탓에 공을 제대로 만질 수 없었다.
그러나 김선형은 아픈 내색을 안 했다. 묵묵히 참고 뛰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출전을 만류했지만 김선형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김선형이 결국 팀을 연패에서 구했다. 김선형이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1점(5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올리며 팀의 83-77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SK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4패) 고지를 밟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또 올 시즌 14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SK는 김선형 외에 김민수가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렸고, 애런 헤인즈는 14점 10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반면 2연패에 빠진 전자랜드는 9승4패를 기록해 공동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SK는 경기 초반부터 외곽포가 잇달아 터져 49-35로 전반을 앞섰다. 3쿼터에도 최부경(9점)과 헤인즈, 김선형의 연속 득점으로 64-57로 리드를 지켰다.
전자랜드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차바위(3점)의 3점포로 4쿼터 포문을 연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26점)이 연거푸 득점을 올려 종료 4분11초 전 69-71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SK는 헤인즈가 이어진 공격에서 골밑슛으로 2점을 올리고, 김선형이 과감한 돌파로 점수를 추가해 75-69로 다시 달아났다. 결국 SK는 전자랜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6점차 승리를 지켰다.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후 "10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 1위 탈환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며 "리바운드는 물론 외곽 슛도 잘 터지며 선수들의 컨디션이 다시 정상 궤도로 올라와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LG는 창원 홈 코트에서 KT를 71-66으로 제압했다. 아이라 클라크(29점 9리바운드)가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LG는 6승7패로 서울 삼성과 함께 공동 6위가 됐고, KT는 6승8패로 8위에 자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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