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매거진 日지사장 슈워츠"거물급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 있어 반짝했던 마카레나와는 다를 것코믹 벗고 진지한 캐릭터 만들어 6개월 이상 美프로모션 뛰어야"●칸 음악박람회 '미뎀' 대표 크로레"다른 나라의 팝음악 소비자들에 K팝 가수가 왜 오는지 알게 해야"
K팝의 미국ㆍ유럽 시장 공략에 있어 해외 음악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독창성과 '스토리'였다. 싸이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TV 토크쇼와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 데 있으며, K팝 가수들이 향후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노래와 함께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홍익대 인근에서 열린 국내 최초 국제음악박람회 '뮤콘 서울 2012'에선 K팝과 싸이가 주인공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애초부터 핵심 주제 중 하나를 'K팝과 싸이'로 정하고 아시아 음악 산업의 흐름에 대한 컨퍼런스와 국내외 80여 팀의 라이브 쇼케이스, 음악 산업 관계자들의 네트워크를 위한 비즈매칭을 준비했다.
'뮤콘 서울 2012현장'에서 만난 해외 음악 전문가들은 싸이의 미국 활동과 K팝의 세계시장 공략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하비 메이슨 주니어가 "싸이의 성공은 시작일 뿐"이라고 단언한데 이어 빌보드 매거진 일본 지사장 롭 슈워츠도 본지와 인터뷰에서 싸이의 미국 내 후속 활동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마카레나'의 로스 델 리오와 싸이를 비교하지만 그들에겐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거물급 매니저가 없었다"며 현지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슈워츠 지사장은 싸이의 미국 프로모션 전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싸이가 성공을 이어가려면 우선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진지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또 영어 가사로 된 노래를 유명 팝 가수와 함께 불러야 한다. 6개월 이상 미국 전역을 돌면서 TVㆍ라디오 출연, 매체 인터뷰, 콘서트 등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해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K팝의 잠재력에 대해선 높게 평가하면서도 다양한 개성과 현지에서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주문했다. 매해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음악박람회 미뎀(MIDEM) 대표 브루노 크롤레는 2일 본지와 만나 "K팝에 대한 젊은 층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한국 가수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TV에도 자주 나가고 프로모션과 광고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K팝 가수가 왜 오는지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와 롭 슈워츠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스토리'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대중은 가수가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고 어떻게 자랐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한국은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전혀 낯선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한 뮤직비디오와 음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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