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손학규ㆍ김두관ㆍ정세균 후보는 향후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일까. 이들은 일단 정권교체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손 후보와 다른 두 후보간 처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들 3명이 모두 끝까지 문재인 후보와 동행할지, 다른 선택을 하는 후보가 나타날지 시선이 쏠린다.
손 후보는 문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뒤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문 후보에게 축하드린다"면서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당을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했고, 정 후보도 "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중 손 후보의 심정은 더욱 착잡할 수밖에 없다. 그는 2007년에 이어 이번에도 당내 경선에서 2위에 그친 데다 65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다음 대선 도전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정치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친노 진영과 날카롭게 대립했던 데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손학규계'의 구심도 눈에 띄지 않는 터라 그의 지지그룹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측근의원은 "항상 자신보다 당을 먼저 생각해왔던 만큼 본인에 대한 고민은 대선 이후로 미뤄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문 후보와의 동반자적 관계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함께 여전히 당의 취약지역인 영남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차기를 도모할 공산이 크다. 다만 대선 결과에 따라 경남지사직 중도 사퇴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이번 경선에서 기대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는 대신 정책통 이미지와 안정감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차기 당권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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