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ㆍ4위전에서 벌어진'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해명 문서를 일본 측에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산케이와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은 14일 오전 '올림픽 축구에서 벌어진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사과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JFA) 회장은 13일 후쿠시마에서 가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미안하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이메일과 팩스로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종우(23ㆍ부산)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3ㆍ4위전(2-0)에서 승리한 후 관중으로부터'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여진 종이를 받아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 행동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고 보고 동메달 수여를 유보했다.
KFA는 '독도 세리머니' 관련 문서를 조중연 회장 명의로 보냈지만'사과문'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정치적인 의도가 배제된 우발적 해프닝임을 설명하고 오해가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문서상의'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To cordially convey My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는 통상적인 외교 수사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의 답장도 공개했다. KFA에 따르면 다이니 JFA 회장은 14일 오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직후 발생한 문제는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KFA와 JFA는 앞으로도 우호 관계를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왔다.
그러나 여론은 들끓고 있다. 사과문이라는 표현을 한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고 축구 발전을 위한 동반자적 관계에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일본을 설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KFA의 설명은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KFA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내용과 취지를 떠나 일본 측에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공식 문서를 보낸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사와 IOC의 결정을 앞두고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KFA는 사건과 관련한 소명 서류를 16일까지 FIFA에 제출하고 IOC는 FIFA의 보고서에 따라 박종우에 대한 메달 수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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