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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극작가-연출가 5쌍 삼국유사로 오늘을 비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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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극작가-연출가 5쌍 삼국유사로 오늘을 비춰보다

입력
2012.08.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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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손진책 선생 등 한국적 어법을 화두로 삼고 있는 분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던 내게 (이번 일은)큰 도전이죠."극작가 김명화씨는 삼국 시대라는 아득한 시공이 곧 살아있는 창작의 모티프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는 삼국유사의 복원 현장이다. 삼국유사에 들어 있는 풍부한 콘텐츠가 연극인들의 렌즈에 의해 이 시대 한국을 이야기하는 무대로 살아 난다. 국립극단이 기획, 저마다 가장 연극다운 연극이란 문제를 붙들고 작업해 온 극작가-연출가 5쌍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젝트다.

첫 무대로 오르는 작품은 김명화 씨의 '꿈'이다. 이 작품은 식민 시대의 지식인, 이광수와 최남선이라는 렌즈를 통해 권력과 정치를 은유한다. 그는 "정사(正史)인 삼국사기에 밀려 식민지 시대에야 주목 받게 된 이야기들을, 신화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 시대로 풀어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료 수집과 정리 등 삼국 시대라는 낯선 공간을 '꿈'이라는 제하의 연극으로 재현하는 데 필요했던 시간이 1년이었다. 최용훈 연출, 강신일ㆍ남명렬 등 출연 9월 1일~16일.

홍원기 씨의 '꽃이다'가 뒤를 잇는다. 귀신도 탐냈다는 절세 미녀 수로에 용왕과 역신 등의 이야기가 설켜 들면서 무대는 거대한 미스터리가 된다. 향가의 현대적 해석, 아시아 민속음악의 몽환적 분위기, 신라 시대를 상징하는 문양들을 기호화한 소품 등이 무대를 묘하게 감싼다. 연출자 박정희씨는 "신화의 원초적 무의식을 확장, 슬프고 허망한 정치권력의 속성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진ㆍ이용이 등 출연. 22일~10월 7일.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는 우리 시대를 통렬히 풍자한다. 양(孃)이란 젊은 여인을, 마켓은 춤추고 노는 클럽이다. 술과 마약, 그에 따른 환각과 분열상을 파괴적 언어로 그린 이 작품은 단순한 세태 재현을 뛰어 넘는다. 처용설화의 처용을 한국인의 원형질을 간직한 인물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한국인의 내면 기저부에 똬리 틀고 있는 집단무의식의 실체를 찾아 간다. 파격적 연출 언어의 이성열, 비약과 기지의 작가 최치언 콤비. 이남희, 유연수 등 출연. 10월 13~28일

이어지는 작품은 11월 3~18일의 '멸 滅'. 시해와 찬탈이 난무하는 신라 말기의 왕실을 현대 마피아처럼 그린다. 김태형 작ㆍ박상현 연출. 마지막 작품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신권과 왕권이 힘 겨루던 1,400년 전의 난세에 치여 스러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을 그린다. 차근호 작ㆍ양정웅 연출. 모두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공연된다. 11월 24일~12월 9일 1688-5966

장병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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