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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자전거 기부' 국토종단 중인 개그맨 이홍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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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자전거 기부' 국토종단 중인 개그맨 이홍렬씨

입력
2012.06.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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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부담을 가지라고 하는 얘기는 아닌데 다들 자전거 한 대는 기부하더라고. 한 대에 10만원이라나 뭐라나.”

1일 오전 10시 경기 안산시의 길 위에서 만난 개그맨 이홍렬(58)씨의 첫 인사 덕에 함께 걷던 10여명의 무리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씨는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전달할 자전거 1,000대를 기부 받기 위해 초록어린이재단과 손잡고 한국여성세무사회 후원으로 지난달 5일‘이홍렬과 함께 마음으로 걷기’ 행사를 시작했다.

부산에서 출발한 도보 행진은 이날로 27일째 접어들어 어느 새 수도권에 들어서다 보니 이씨는 자나 깨나 ‘자전거’ 생각뿐이다. 그는 “처음 자전거 1,000대 모으는 것이 목표였는데 벌써 2,000대를 넘었잖아. 이제 그만둔다고 할 수도 없다니까(웃음).” 땡볕에서 2,3시간을 걷다 보니 지칠 만도 한데 이씨는 쉴 새 없이 농담을 던지며 함께 걷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씨가 자전거 기부 전도사가 된 것은 27년 전부터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초록어린이재단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의 소식을 들으면서부터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하루에 4,5시간씩 등ㆍ하교를 위해 걸어 다니는데, 길에서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거나 성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그는‘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자전거를 떠올렸고,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국토대장정‘마음으로 걷기’를 기획했다.

1시간 정도 걸었을까.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멈춘 이씨에게 ‘걷기’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일부에서 ‘방송 출연으로 돈을 벌어 자전거를 사주는 게 낫지 왜 사서 고생 하느냐’고 핀잔을 줄 때가 마음이 가장 아팠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특히“쉽게 돈만 주고 잊는 기부는 하고 싶지 않았다”며 “하루 종일 걷다 보면 아프리카 아이들도 매일 이렇게 힘들게 걷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가난해서 배 곯으며 걸어 다닌 유년시절도 떠오르는 등 나를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이번 종단을 위해 3개월 전부터 예비 훈련에 돌입했다. 하루 7,8km를 걷고 더운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태국에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그는“나이가 계란 두 판에 가까운데 연습을 해야지 큰 일 나게. 쉴 때마다 양말 벗고 파우더를 뿌려서 발에 물집 안 잡히게 하는 것도 미리 배웠다”고 소개했다.

그 덕인지 이씨는 그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20~25Km를 걸었지만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희끗희끗한 수염만 차 올랐을 뿐 매우 건강해 보였다. 그는 “트위터에 여정을 올리는데 사람들이 동선을 어떻게 미리 알고 찾아와 함께 걸어주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느냐”며 “피곤하지만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으니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도보행진에 참여한 이강임(44)씨는 “온라인에서 이홍렬씨의 자전거 기부 소식을 듣고 응원해 주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전유성, 이경실, 박미선, 송은이 씨 등 연예인 동료들도 번갈아 찾아와 이씨에게 힘을 보탰다.

이씨는 4일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초록어린이재단 본부에서 대장정을 마칠 예정이다. 그는 12일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향해 자전거를 직접 어린이들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90만명에 달하는데 실제 3만명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며 “아프리카 자전거 전달에 후원해 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더 커지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안산=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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