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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병' 백일해 첫 집단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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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병' 백일해 첫 집단 발병

입력
2012.05.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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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의 고교와 중학교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백일해가 집단 발병했다. 학교 측의 신고가 늦고 보건당국조차 백일해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해 추가 감염자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제2군 법정 감염병인 백일해는 영유아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5일 "지난 3개월간 전남 영암군의 S고교 학생 및 교사 266명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여 이 중 38명을 검사한 결과 36명이 백일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급 현장 방역대책반을 파견해 임시예방접종 등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의 학생은 279명, 교직원 35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85%에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박영준 연구관은 "36명 환자 중 중증은 없으며, 항생제 치료와 마스크 착용으로 추가 감염을 막고 있다. 미검자에 대해서도 감염여부를 검사 중"고 설명했다.

이 학교 인근의 중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사 71명에서 백일해 증세가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고생 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을 통해 백일해가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감염이 확인된 36명만 따져도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백일해 평균 발병 건수(19.4명)를 두 배나 웃도는 수치다. 더구나 S고 학생들이 백일해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 지 2개월이나 지나서야 백일해가 진단된 것이어서 그 사이 백일해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고는 이미 3월에 1학년 10명, 4월에는 2학년 사이에 집단적으로 백일해 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백일해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학교 측은 학생 대다수로 증상이 번진 후인 이달 14일에야 영암군보건소에 신고를 했다. 18일 조사에 나선 질병관리본부 전남 역학조사반도 백일해 가능성을 배제해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21일 서울에서 중앙 역학조사반이 파견돼 재검을 한 끝에야 백일해를 확인했다.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해 기침과 기도염증을 유발하는 백일해는 청소년 이상에서는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지만 1세 미만의 영유아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할 만큼 전염성도 강하다. 때문에 백일해 환자는 격리해야 하고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7~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콧물 결막염 경미한 기침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다가 차차 기침이 심해져 발작적 기침을 하다 구토를 하거나 끈끈한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2007년 일본 대학생 361명이 백일해에 걸리는 등 최근 세계 각국에서 청소년과 성인의 백일해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박영준 연구관은 "80년대 이후 예방접종이 보편화돼 발병률이 급격히 줄었다가 최근 청소년과 성인들에게도 발병하고 있다"며 "국내 기초접종률은 높지만 추가접종률이 낮아 나이가 들면서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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