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당권 레이스의 신호탄이 올랐다.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손학규계' 조정식 의원, 486 진영의 우상호 당선자, 재야파 일각의 지원을 받는 문용식 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이 국회 정론관을 차례로 찾아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해찬 상임고문과 김한길 당선자, '정세균계' 강기정 의원도 14일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날 후보로 등록한 주자들은 '이해찬ㆍ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따른 당권 담합 논란을 환기시키거나 계파정치 청산 등을 내세우며 당을 변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출신 조정식 의원은 "전당대회가 낡은 기득권에 기반한 계파간 세 싸움으로 진행된다면 초라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86 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선 우상호 당선자는 "리더십 교체를 통한 역동성 회복으로 정권 탈환을 이뤄내겠다"며 "대표가 되면 계파정치 고리부터 끊겠다"고 말했다.
문용식 위원장은 이해찬 고문을 겨냥해 "총선 패배를 만든 장본인들이 다시 계파 간 담합과 지분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탐욕과 무능의 인사들은 더 이상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쐈다.
이들 외에 재야파와 일부 친노 그룹의 지원을 받는 신계륜 당선자가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정동영계'의 지원을 받는 이종걸 의원이나 천정배 전 최고위원 등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번 경선은 '이해찬 대 비(非)이해찬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고문은 친노 직계와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합의에 따른 호남 일부의 지지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 '담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엄존하고 있어 '비 이해찬'쪽의 선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이 1인2표제로 치러지는 만큼 유동성도 적지 않다. 특히 '이해찬 대세론'이 '문재인 대망론'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다른 대선주자 진영의 견제는 물론 합종연횡 등이 시도될 수 있다.
'비 이해찬' 대표주자로는 우선 김한길 당선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연극은 각본대로 하면 좋지만 정치는 계파 수장이 짜놓은 대로 따라가면 나쁜 것"이라며 이 고문을 정면 겨냥했다. 신계륜 당선자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신 당선자가 '비 이해찬' 진영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민주당은 20일부터 지역순회 정견 발표에 들어간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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