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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총선 쟁점화/ 박근혜의 '급소'…FTA 말바꾸기 논란 피하려…민주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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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총선 쟁점화/ 박근혜의 '급소'…FTA 말바꾸기 논란 피하려…민주 집중포화

입력
2012.02.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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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11 총선을 앞두고 정수장학회 전선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아킬레스건으로 보고 총선 주요 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반면 박 위원장은 24일 장학회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 주변에서 "장학회 문제를 털고 가자"는 주장이 솔솔 나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민주당, 국면 전환 및 부산 표심 자극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가 사실상 박 위원장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신경민 대변인은 "2005년 박 위원장이 이사장을 사퇴한 뒤 장학회와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최필립 이사장은 박 위원장의 아바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정권이 강탈했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게 민주통합당의 주장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정수장학회를 '장물'로 표현한 것도 이런 판단에 기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부산 지역과 관련된 이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한나라당 텃밭이었던 이 지역 표심을 흔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특히 이날 한 대표가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 문제를 꺼내 박 위원장을 집중 공격한 것은 '낙동강 벨트' 주변의 야풍을 잠재우기 위해 부산을 찾은 박 위원장의 행보를 겨냥한 측면이 커 보인다

민주통합당이 정수장학회를 집중 타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국면 전환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자 정수장학회를 공수 전환 카드로 꺼냈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한미 FTA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대신 정수장학회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 위원장 측, 방어 전략과 고심

박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가 (장학회 일에) 나선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장학회와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야당의 공격을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2005년 자신이 장학회 이사장에서 물러나 완전히 손을 뗀 만큼 측근인 최필립 이사장의 거취나 장학회 운영 방식 등에 대해 개입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의중에 대해 '최 이사장이 장학회 이사장으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을 바라는 건 아니다'는 게 친박계 내부의 해석이다. 한 측근은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면 장학회 문제를 어떻게든 털고 가야 하지만, 최 이사장이 자진 사퇴하고 장학회를 어떤 방식으로든 내놓는 것 이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박 위원장 측에선 최 이사장의 용퇴를 간접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난 연말부터 박 위원장 쪽 인사들과 최 이사장 측이 이런저런 접촉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박 위원장의 의중을 최 이사장이 빨리 이해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단 버티는 최필립 이사장

그러나 최 이사장은 일단은 버티려는 분위기다. 그는 23일 성명을 통해 "박 위원장과 장학회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 이사장은 이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학회 운영이 투명한데, 과거 인연 때문에 내가 이사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자진 사퇴론을 일축했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만들어진 장학회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아직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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