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고려대 본관 앞에서 텐트 농성 중인 이 학교 시간강사에 대해 학생들이 "막장으로 간다", "떼쓴다" 같은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뜨겁다.
17일 고려대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본관 앞 시간강사 뭐하는 짓이냐","고려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해 농성 철회 요구해달라"등 시간강사의 텐트 농성을 비판하는 글이 여럿 올라 왔다.
이 학교 경영학과 시간강사인 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고려대 분회장이 15일부터 본관 앞에 텐트를 치고 현행 5만1,800원 수준인 강사료 인상과 방학 중 강사료 지급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다.
김 분회장은 지난달 31일 학교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 5차 교섭이 결렬된 후 지난 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 14일 1차 조정회의를 했지만 진전이 없자 농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차갑다. "왜 하필 25일 졸업식을 앞두고 학생들이 기념 사진 찍는 본관 앞에 텐트를 쳐 피해를 주냐"는 것이다. "열사 나셨다","시간강사 눈에는 학생들이 인질로 보이냐"는 비난 섞인 글까지 올라왔다."얼마나 절박하면 추운 겨울에 텐트 농성 하겠냐"는 일부 글에는 "학생들이 학교와 힘 싸움 하려는 시간강사를 왜 지지해야 하냐"는 반박성 댓글이 달렸다.
박종찬 총학생회장은 "2006년 출교 사태 당시 징계 받은 학생들이 약 2년간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한 데 대한 논란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총학생회 차원에서도 텐트 농성이라는 방법 자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다음주 중 시간강사 처우 개선 요구에 대한 지지 여부를 논의해 밝힐 예정이다.
김 분회장은 이런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시간강사 처우 개선은 강의 질 향상, 학생 권리 향상으로 이어지는데 학생들이 이해를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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