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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블랙베리 신화… 두 창업 CEO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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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블랙베리 신화… 두 창업 CEO 퇴진

입력
2012.01.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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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이 나오기 전, 초창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아이콘은 '블랙베리'였다.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esearch In Motion=RIMㆍ림)이 만든 블랙베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쓴다는 사실에 '오바마폰'이란 애칭까지 얻었고, 2009년까지만 해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려 서서히 추락하더니, 결국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까지 물러나게 됐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림은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공동 창업주 겸 CEO였던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물러나고, 새 CEO에 토스텐 헤인스 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명키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림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되는 경영부진과 실적악화로 주주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아왔다.

1984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림은 한 때 정보기술(IT) 업계의 총아로 불렸다. 특히 전자계산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에, 이메일과 첨부파일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블랙베리는 출시되자 시장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블랙베리가 초반 인기에 취해 주춤하는 사이, 애플(아이폰)과 삼성전자(갤럭시)는 터치스크린으로 무장한 최첨단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림은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림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9.8%로 두 자릿수에도 못 미쳤다.

작년 10월엔 블랙베리의 각종 서비스가 사흘 동안이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지난해 내놓은 태블릿 컴퓨터(PC) '플레이북' 역시 시장반응은 싸늘했다. 결국 작년 한 해 림의 주가는 75%나 폭락했으며 4년 전 700억 달러 이상에 달했던 시가 총액은 현재 89억 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새해 들어선 "삼성전자가 림을 인수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토스텐 헤인스 신임 CEO는 "기업을 분할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일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개발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신형 스마트폰 '블랙베리 10'을 하반기에 시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휴대폰시장이 운영체계(OS)를 중심으로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어정쩡한 자체 OS로 맞서는 림의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처럼 확실한 자기OS를 갖거나 아니면 삼성전자처럼 필요한 모든 OS를 다 채용하는 멀티OS전략으로 가거나 해야 하는데 림처럼 이도 저도 아닐 경우 절대로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노키아도 결국은 경쟁력 없는 자체OS를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손잡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대대적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IT업계에선 CEO들은 물론 창업주까지 회사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2010년 이후만 봐도 노키아가 스마트폰 대응실패로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CEO를 경질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스티븐 엘롭을 영입했으며, LG전자에선 같은 이유로 남용 부회장이 퇴진하고 오너인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작년엔 세계 최대 PC업체인 휴럿팩커드(HP)가 마크 허드 CEO를 물러나게 하고 이베이 신화의 주역인 맥 휘트먼을 임명했다. 구글에선 래리 페이지 창업자가 CEO로 복귀했고, 반대로 구글에 권좌를 내준 야후는 창업자인 제리 양이 올 초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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