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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비좁은 부두 탓에 제주행 뱃길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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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비좁은 부두 탓에 제주행 뱃길 끊겨

입력
2012.01.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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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2일 카페리 코델리아호(8,500톤급)가 경기 평택시와 제주 간 뱃길에 취항을 시작했다. 1986년 개항 이후 처음 등장한 평택~제주 간 정기여객선에 경기도와 평택시는 기대감에 부풀었고, 제주도는 평택항 배후 포승산업단지에 수도권을 겨냥한 물류센터 조성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여객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협소한 평택항 여객터미널에 대한 불만이 빗발쳤고, 운항할 때마다 적자는 쌓여갔다. 결국 선사인 ㈜세창해운은 지난해 12월 21일자로 휴항을 공지한 뒤 매주 3회 평택과 제주 간 뱃길 470㎞를 왕복한 코델리아호 운항을 중단했다. 평택항에서의 운항 재개는 현재 상황으로는 어려운 상태다. 결국 평택~제주 간 바닷길이 열린 지 채 1년도 안돼 막힌 것이다.

세창해운은 대신 이달 초 코델리아호를 아직 제주 간 여객선이 없는 군산항에 투입하기 위해 군산항만청에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면허가 발급되면 코델리아호는 평택이 아닌 군산항에서 제주도까지 매주 3회 왕복 운항하게 된다.

세창해운 측은 '평택~제주 간 운항 중단 이유는 고유가와 여객 창출 실패로 인한 재정 적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차례 운항할 때마다 4,000만원 정도의 손실이 생겨, 운항 개시 채 1년도 안됐는데 누적 적자가 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 규모는 여객 수송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4~12월 코델리아호 여객은 2만7,000여명으로 월 평균 3,000명 선에 그쳤다. 지난 1년 간 1만415명(월 평균 8,300여명)이 이용한 인천~제주 간 오하마나호(6,300톤급)의 36% 수준이다. 매주 3회씩 한 달에 12회를 정상 운항했다고 가정하면 코델리아호는 정원(700여 명)의 3분의 1만 승선한 채 운항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택항만 업계는 협소한 여객부두가 코델리아호의 운항 좌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평택항 여객부두는 2선석에 불과해 한중카페리 4척이 이용하기도 벅차다. 코델리아호는 어쩔 수 없이 잡화부두에 접안했고, 화물들 사이로 승ㆍ하선을 한 여행객들은 "불편하고 위험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세창해운 관계자는 "평택항 부두시설도 휴항에 영향을 줬다"며 "평택~제주 항로 운항 재개 여부는 더 검토해보고 내달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만업계는 평택~제주 항로가 닫히면 여객과 화물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를 비롯한 제주도와의 협력사업들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평택항만공사 관계자는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다른 선사가 뛰어들리 없어 현재로선 평택~제주 항로 유지가 어려워 보인다"며 "현실에 맞는 여객부두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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