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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역류성식도염? 잘못된 습관안고치면 평생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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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역류성식도염? 잘못된 습관안고치면 평생 고생

입력
2011.11.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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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가 나오는 시기다. 직장인들에게 가장 흔히 발견되는 병 중 하나는 역류성식도염. 평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어도 나올 수 있는 진단이다. 원인은 대부분 좋지 않은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위나 식도를 혹사시켜왔다는 뜻이다.

역류성식도염은 한번 생기면 쉬 없어지지 않는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몸에 밴 습관을 꼭 바꾸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다.

증상 있으나 못 느낄 수도

역류성식도염의 주된 증상은 속이 쓰리거나 가슴 안쪽이 타는 듯한 느낌, 잦은 트림이다. 위산을 포함한 위액이 위에서 식도로 거꾸로 올라가면서 이 같은 증상이 생긴다. 그러나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평소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어도 내시경검사를 하면 역류성식도염 진단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식도에 있는 감각수용체가 남들보다 덜 예민하기 때문일 거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반대로 속이 쓰리고 아프다는 환자가 내시경검사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식도의 감각수용체가 적은 양의 위산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 실제로 염증이 생기기 전부터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가는 관을 코를 통해 식도에 넣어 24시간 동안 산도(酸度)를 기록하는 검사를 하기도 한다.

증상이 일반적인 소화기질환과 비슷해 다른 병으로 오해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그냥 일시적인 소화불량쯤이려니 하고 지나쳤다 병을 키우기도 한다. 실제로 2006년 전국 79개 주요 병원에서 역류성식도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8.5%가 다른 치료제를 먹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무관한 약을 복용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남녀 유병률 실은 비슷

역류성식도염을 일으키는 강력한 주범은 바로 술이다. 식도와 위장 사이에는 위액이 거꾸로 흐르지 못하도록 통로를 조여주는 근육(괄약근)이 있는데,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이 근육이 점점 느슨해진다. 그래서 여자보다 남자 환자들이 훨씬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자 환자가 더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 당 역류성식도염 환자 수는 남성이 4,870명, 여성이 6,850명이었다.

술 말고도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역시 역류성식도염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튀김이나 피자 삼겹살 짜장면 스파게티 초콜릿 케첩 머스타드소스 같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은 술처럼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을 약하게 만든다. 커피나 탄산음료, 과일주스나 와인처럼 산도가 높은 음료도 같은 작용을 한다.

불규칙한 식사시간과 복부 비만 역시 위산 역류를 부추긴다. 날씬하게 보일 생각에 꽉 끼는 바지를 입거나 허리띠를 졸라매면 복부 비만인 경우처럼 뱃속 압력이 높아져 위 속 내용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야식도 빼놓을 수 없는 주범이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문정섭 교수는 "아무리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도 약 2시간 뒤라야 위를 통과하는 데다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 (야식 후엔)가슴 통증이나 트림 같은 위산 역류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누워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중력이 덜 작용하기 때문에 역류가 좀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평소 별 증상을 못 느꼈는데 내시경검사 결과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받았다면 식습관이나 생활습관부터 되돌아보는 게 좋겠다.

생각보다 완치 어려워

역류성식도염은 오래 가고 자주 반복되는 병이다. 보통 역류성식도염으로 병원에 가면 의사는 위산분비억제제(PPI)를 처방한다. 이 약을 먹기 시작하면 증상이 2, 3일 안에 상당히 좋아지고, 약 2개월 동안 계속 먹으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다. 그러나 문 교수는 "약 복용을 중단한 뒤 6개월 안에 재발해 다시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명 중 8명 꼴"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오영 교수는 "증상이 계속돼 위산 역류가 심해지면 심각한 식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식후 바로 눕지 않고 과음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목소리 변화·기침·충치도 역류성식도염의 단골 증상

역류성식도염은 소화기와 별 관계 없어 보이는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이비인후과나 치과를 다니다 역류성식도염인 걸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목이 자주 쉬거나 기침을 많이 해 감기약을 먹었는데 1주일 넘도록 별 차도가 없다면 위산이 식도를 지나 목(인두나 후두)까지 거슬러 올라오는(인후두역류증)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럴 땐 속 쓰림보다는 기침이 나거나 목소리가 쉬거나 목 안에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것처럼 불편한 느낌이 든다. 목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니 그냥 방치하다 염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식도는 사실 역류해온 위산을 침으로 중화시키는 등 어느 정도 산도에 방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능력이 없는 인후두 부위는 위산이 역류하면 더 심하게 손상될 수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전문클리닉 주형로 원장은 "식도 점막은 하루에 약 50번까지의 위액 역류도 견딜 수 있지만 후두 점막은 1주일에 3번 정도만 역류해도 심하게 망가진다"고 말했다.

역류성식도염이 왜 기침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문정섭 교수는 "위산이나 위 분비물이 인두를 통해 기관지로 들어가거나 식도의 산 또는 식도 팽창에 민감한 감각수용체가 신경을 자극해 기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위산이 목을 지나 입 안으로까지 넘어오면 충치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입 속 산성도가 pH 5.5 이하로 높아지면 치아를 덮고 있는 법랑질이 녹기 때문이다(치아산식증). 위산은 pH가 1~2 정도인 강한 산성이다. 법랑질이 부식되면 그 안쪽의 상아질이 노출돼 충치가 잘 생기고 빨리 퍼지면서 이가 시리고 색이 변하게 된다. 올라온 위산이 가장 닿기 쉬운 아래쪽 어금니가 제일 잘 손상된다. 역류한 위산에 음식물이 섞여 올라오면 입 냄새가 나기도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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