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가 전주 KCC를 상대로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 패배를 설욕했다. 전자랜드는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KCC의 막판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79-76으로 승리했다.
전자랜드 승리의 주역은 데뷔 14년 차를 맞는 베테랑 가드 신기성(36)이었다.
신기성은 코트를 누비고 있는 몇 안되는 '농구대잔치 세대' 스타 플레이어다. 인천 송도고를 졸업하고 1994년 고려대에 입학한 신기성은 구름 같은 여학생 팬을 몰고 다녔던 고려대의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신기성과 함께 농구대잔치를 주름잡던 동료들은 하나 둘 현역에서 물러났다. 전희철(39) SK 코치가 2008년,'매직 히포' 현주엽(36)이 2009년 코트를 떠났고 김병철(39)이 지난 5월 은퇴를 선언했다.
신기성도 지난 2010년 전 소속 팀인 KT로부터 은퇴를 권유 받았다. 그러나 신기성은 현역 생활 연장을 택하고 전자랜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19일 KCC전은 신기성이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신기성은 5개의 3점 슛을 던져 이중 4개를 림에 꽂는 정교한 슛 감각을 과시했다. 상대 공격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넓은 시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스틸을 성공시켰고 어시스트도 5개를 기록했다. 32분 54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체력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켰다.
전자랜드의 백인 용병 잭 브로만은 하승진(221cm)을 상대로 19점에 리바운드 14개를 걷어내는 활약으로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75-72로 앞선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과감한 드라이브 인에 이은 투핸드 덩크를 작렬하는 등 경기 내내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문태종은 77-76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는 등 17점을 보탰다.
원주 동부는 오리온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특유의 질식 수비를 앞세워 69-52로 승리, 개막 후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김주성이 18점 7리바운드로 공수의 중심이 됐고 윤호영이 10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오리온스는 주포 크리스 윌리엄스가 동부의 수비에 묶여 7점에 그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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