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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 테마주 투자… 폭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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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 테마주 투자… 폭삭

입력
2011.08.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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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 기기 제조기업 뷰웍스는 최근 한달 간(7월1일~8월1일)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율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복지 테마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잔고율이 지난달 초 2.6%에서 한달 만에 11.45%로 뛴 것. 잔고율이란 신용융자 잔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인데 이게 급증했다는 건 빚으로 사들인 지분 비율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이번 폭락장(2~9일)에서 29.54%나 고꾸라졌다.

투기심리가 반영된 테마주와 신용융자의 불안한 동거가 폭락장에서 '파경'을 맞고 있다. 강세장을 점치고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한 개미들이 최근 주가 급락으로 신용잔고가 깡통이 되면서 강제 매도를 당하고 있는 것. 신용거래 시 증권사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데 이 담보가치가 빌려준 돈의 130~140%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한테 2~3일 내에 부족분을 채워 넣으라고 요구한다. 끝내 미납되면 증권사는 투자자가 신용융자를 통해 산 주식을 강제 매도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반대매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가가 추락하기 시작한 2일부터 9일까지 하루 평균 반대매매규모는 173억3,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7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심지어 코스피지수가 장중 1,700 밑으로 주저앉았던 9일의 반대매매규모는 311억3,500억원에 달했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주춤하던 신용융자 잔액이 7월부터 다시 늘었는데 단기간에 주가가 15~20% 빠지면서 신용반대매매가 속출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이 최근 빚으로 투자한 종목 대부분은 실적 뒷받침 없고 주가 변동성이 높은 '테마주'에 집중돼 있어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각종 테마가 극성을 부리는 코스닥시장을 보면 최근 한달 새 신용융자 잔고율이 증가한 상위 20개 종목 중 무려 16개가 '복지'(11개), '방사능'(3개), '와이브로'(2개) 등의 테마주였다.

이 기간 복지 테마주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은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작년 말 복지를 화두로 던진 데 이어, 지난달 서울시의 '노인복지 기본조례안'통과와 정부의 '100세 시대 프로젝트' 발표 등 관련 이슈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부각된 방사능 테마주는 원전 사태가 장기전으로 가면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고, 와이브로 테마주는 지난달 제4 이동통신사의 사업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로 테마주를 형성하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신용등급 강등 등 글로벌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대박을 바라던 개미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2~9일 급락 장세에서 테마주 16개 중 14개의 수익률이 -24~-35%까지 떨어져 코스닥 하락률(-20.48%)을 밑돌았다. 주가 손실은 물론, 신용거래 담보금을 메우지 못한 개인투자자의 계좌에서 반대매매 주문이 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빚테크로 재미 보려던 개미들이 되레 빚만 더 지게 생긴 셈이다.

특히 복지 테마주의 경우 미국이 부채상한 증액 협상 타결 당시 재정지출을 삭감하겠다는 발표에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미래에셋증권 신지원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지출 삭감 조치로 방위산업이나 에너지, 헬스케어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복지 관련 종목에도 부담스럽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과 객관적 가치가 증명되지 않은 테마주와 신용융자의 위험한 결합은 이번 미국발(發) 폭락장에서 한국을 더 큰 위험으로 몰아넣은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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