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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회고록 출간…YS "그 사람 지금 어떤 상태냐"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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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회고록 출간…YS "그 사람 지금 어떤 상태냐" 불쾌

입력
2011.08.1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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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은 9일 출간한 (상ㆍ하권)을 통해 1992년 대선 과정에서 김영삼 민자당 후보 측에 선거자금으로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정치자금 문제와 북방 외교 등 집권 당시의 비화를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92년 5월 김영삼 후보가 '(대선에서) 4,000억~5,000억원이 들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해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이원조 전 의원을 통해 2,000억원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대선 막바지에 자금이 모자란다고 해서 1,000억원을 보냈다"고 적었다.

그는 1987년 자신이 대통령후보로 나섰을 때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1,400억원을 지원받았고 당에서 모은 500억원을 더해 2,000억원 정도의 선거자금을 사용했다고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천억원을 퇴임 후에도 갖고 있었던 것과 관련, "김영삼 당선자가 청와대에 오지 않아 전해줄 수 없었다"면서 "비자금 사건 때 현금 1,218억원, 채권 1,539억원 등 2,757억원이 있었고, 청와대 금고에 100억원 이상을 넣어두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김영삼)후보에게 자금을 직접 전달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런 자금은 당으로 가지 후보가 개인적으로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부소장은 "20년 전 일을 얘기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 사람 지금 어떤 상태냐"면서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와병 중인데 회고록 나온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회고록 내용의 진위 논란이 벌어지자 이 책을 출판한 조선뉴스프레스측은 "회고록 원고는 이미 4년여 전에 상당 부분 완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12ㆍ12 사태는 돌발사고였고, 그 과정에서 장태완 수경사령관이 신군부가 모인 30경비단을 포위해 나는 자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6ㆍ29 선언에 대해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망설여 자신이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했으며,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1992년 북에서 (나를) 초청했지만 시기가 김일성 생일과 맞물려 있었고,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돈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서는 "1991년 가을 '미국이 전세계에 배치한 전술 핵무기를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한국에서도 철수할 것 같다'는 정보보고를 받았고,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에 그 해 11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발표했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3김씨 등 주요 정치인에 대한 평가도 적어놓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오랜 경험이 몸에 배어 있었고 관찰력이 예리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총명함이 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권력을 향해 하나에서 열까지 투쟁하는 자세가 변함 없이 엿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서는 "관록이 있어서인지 믿음직스럽게 여겨졌다"고 소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면서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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