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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정치권 갈등/ 정치권 "양극화 속 기업 이익만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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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정치권 갈등/ 정치권 "양극화 속 기업 이익만 챙겨"

입력
2011.06.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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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연일 재계를 때리고 있다. 재계가 정치권의 정책 논의를 '포퓰리즘'으로 폄하하고 국회 출석을 잇따라 거부하자 여야는 한 목소리로 대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문제삼고 나섰다. 다만 청와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을 강조하면서도 정경 갈등의 격화를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재계를 향한 비판에는 야당이 가장 공세적이다. 특히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반값 등록금' 정책을 '즉흥적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한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24일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대기업 대표가 폄하ㆍ비난하고 있는데, 피 맺힌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규가 포퓰리즘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어 대기업의 영업이익 및 사내유보율 증가와 청년실업률 등의 수치를 적시해 가며 "대기업이 양극화 해소에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가적 과제인 양극화 해소 해결의 주체 및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가령 "지난 3년간 3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73% 늘었지만 일자리는 불과 10% 늘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경제단체의 반응이 도를 넘었다"며 "헌법 정신을 아예 깔아뭉개려는 재벌ㆍ대기업의 세계관을 보여줘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진중공업 노사 갈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손 대표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강력히 주문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재계가 심화화는 사회적 양극화 속에서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용섭 대변인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부모가 자살하고 젊음을 저당 잡힌 학생들의 절규가 끊이지 않는 시점인데도 세금 안 깎아준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재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의 공세도 야당 못지 않다. 특히 법인세 감세 철회 및 등록금 인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소장파의 공세가 매섭다. 정태근 의원은 22일 지식경제위 회의에서 "포퓰리즘을 말하기 전에 수단ㆍ방법 안 가리고 돈만 벌면 된다는 대기업의 '시장 마키아벨리즘'부터 반성하라"고 재계를 압박했다. 남경필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자기 기업과 가족만 위하는 (대기업의) 이기적 태도가 보수 전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재계가 우려하는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새겨듣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거시적 차원의 정책 추진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당내 신중론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양측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일단 뒤로 물러선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회 각 분야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교류되는 것은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며 "이번 논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민생과 공정한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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