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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간판 선수들 약물 투여 의혹/ "세계대회 앞두고 결국…" 육상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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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간판 선수들 약물 투여 의혹/ "세계대회 앞두고 결국…" 육상계 술렁

입력
2011.06.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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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의 대들보 지영준(코오롱)과 여자마라톤 유망주 이선영(SH공사)이 금지약물인 조혈제를 복용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여부를 떠나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불과 두 달 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초대형 악재로 육상계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육상계는 축제를 한껏 고양시켜도 모자랄 판에 한국마라톤의 남녀 에이스가 연루돼 세계선수권에서 기대했던 메달 꿈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에선 "한국육상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난 한가지 예 일뿐"이라며 "쉬쉬하다가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육상 관계자는 "선수들이 약물을 복용하고 경기에 나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특히 조혈제는 마라톤을 비롯한 육상 기록 단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혈제는 전부가 금지약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조혈제는 성분에 따라 도핑방지위원회에 의해 금지된 약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약물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약물이라도 소변검사시 체내에서 자연 생성된 것과 유사한 성분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적발이 쉽지 않다.

또 다른 육상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선수들 사이에 조혈제를 맞는 것이 당연시 됐다"며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 사이에 '맞았니?' '안 맞았니?'등의 여부를 자연스레 물어보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실제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임은지는 발목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지네환이 문제가 됐다. 소변에서 금지 약물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가 검출돼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

육상계는 이번 사건이 코오롱 마라톤팀의 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만화 코치가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지시로 새롭게 구성될 예정인 코오롱 마라톤팀의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되자 정 코치를 깎아 내리려는 인사들이 음해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정코치는 "생리 등으로 피가 부족한 여자 선수들을 중심으로 4~5년 전부터 철분제를 링거로 투여해 오고는 있지만 조혈제를 선수들에게 투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영준도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육상경기연맹의 고위 관계자는 "신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정코치를 음해하는 세력이 이번 사건을 제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측 발표내용을 보면 지영준이 금지약물인 조혈제를 투여 받았다는 팩트(FACT)가 하나도 없다. 이런 언론플레이는 한국육상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넘어 이적행위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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