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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에 얽힌 '4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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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에 얽힌 '4각 관계'

입력
2011.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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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과 파키스탄 내 비호세력 존재를 둘러싼 미국과 파키스탄의 갈등이 주변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미국과 파키스탄, 각각의 우방이면서 서로 견제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이 얽히고 설키며 4차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한편 파키스탄과 앙숙인 인도와의 공조 구축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빈 라덴 사살작전의 배경과 경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사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테러 때문에도 불편한 관계다. 166명이 사망한 2008년 인도 뭄바이 호텔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 무장단체가 지목됐지만, 당시 파키스탄 정부는 테러범 색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전 계획을 짰으며, 이는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도 미국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자국 영토에서 미국의 일방적 공습이 있을 경우 군사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주권 침해에 대한 자국민의 반발 등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파키스탄이 빈 라덴의 부인 3명에 대한 미국의 직접 조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으나 파키스탄은 미국으로부터 공식 조사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 단절 등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부인하긴 했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과 파키스탄 전ㆍ현직 관리를 인용, "양국이 10년 전 빈 라덴에 대한 공습작전에 동의하는 비밀 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하기도 할 정도로 양측은 긴밀한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 악화에 중국이 끼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하원 외교위 소속 데이너 로라바커 의원은 이날 "빈 라덴 사살 당시 추락한 스텔스 기능의 특수부대 헬기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군 당국이 1998년에도 알 카에다를 겨냥해 발사됐다 불발된 토마호크 미사일을 수습, 중국에 넘겼다는 게 근거다. 텔레그래프는 "파키스탄과 중국의 긴밀한 군사 협력을 감안하면 미 헬기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오랜 기간 대립 관계라는 것은 또 하나의 변수다.

한편 이날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이란이 빈 라덴은 미군에 사살된 것이 아니라 훨씬 전에 병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나서 방정식은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은 이란 정보기관 수장인 헤이다르 모슬레히가 "빈 라덴이 얼마 전 병으로 숨졌다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빈 라덴을 시신을 보여주지 않고 바다에 수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정훈 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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