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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밭에서 기름 캐는 '대기업 농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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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밭에서 기름 캐는 '대기업 농부들'

입력
2011.04.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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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그린에너지가 희망이다그린에너지 시장 2020년 車시장 규모 확대"미래 먹을거리 놓칠라" 국내 기업 진출 러시

19일 SK케미칼 울산 공장. 탱크로리(대형 유조차)에 가득 담겨 있던 팜유(Palm Oilㆍ기름야자에서 짜낸 기름)가 공장 입구에 설치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뒤편 저장탱크로 쏟아져 들어갔다.

260만ℓ 크기의 탱크에 모인 팜유는 쉴새없이 또 다른 관들을 타고 흘렀다. 멀리서 본 공장은 산업혁명의 원동력인 증기기관을 연상시켰다. 거대한 증기기관처럼 여기저기 놓여있는 큰 탱크들은 셀 수 없이 많은 관들로 얽히고 설켜있었다. 파이프 군데군데에서는 높은 압력의 증기가 거친 소리를 내며 새 나오고, 공장 한 켠 3층 높이의 집채만한 냉각탑에서는 한여름 장대비처럼 물방울이 쉴새 없이 쏟아졌다. 팜유가 다다른 종착역은 로켓을 4개 이어놓은 듯한 모습의 장치. 희뿌연 팜유는 이 장치를 거치자 마침내 황금빛 투명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식용의 팜유가 자동차 연료인 바이오디젤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SK케미칼의 울산 바이오디젤 생산공장이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기도 했다.

바이오디젤은 팜유, 폐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기름을 정제해 경유처럼 만든 에너지를 말한다. 땅속에서 파낸 화석연료가 아니라 밭에서 만들어낸 기름인 셈이다. 고유가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연료 등의 그린에너지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때문에 그린에너지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주목한 기업들이 너도 나도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2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그린에너지 제조업체는 2004년 41개에서 2009년 146개, 지난해 215개로 급증했다. 그 선두에 국내 대기업들이 있다. 삼성은 폴리실리콘, 웨이퍼, 태양전지와 모듈 등 태양광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기업들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성가를 올리고 있는 LG는 다른 분야로 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그린에너지 기업인 CECEP 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처리 등 4개 분야 사업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포스코, GS, 한화, 웅진, OCI 등도 그린에너지 경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우리나라 그린에너지 산업화 정도가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경쟁국에 한참 뒤져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이 분야 수출액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45억8,000만 달러로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세계시장 규모는 2,430억달러로 2020년에 현재 자동차시장 규모인 1조달러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지금은 과열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차세대 먹을거리 경쟁에서 뒤쳐질까 걱정해야 할 때"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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