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한국 아이스하키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희우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막을 내린 2011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2부리그) A그룹 대회에서 1승2패1연장패(승점 4)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국제무대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경기력은 최근 일본, 중국의 통합 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안양 한라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통합 챔피언에 올랐고 일본 도호쿠 대지진으로 챔피언결정전이 무산된 올 시즌에도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일본)와 공동 우승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2승을 거둬 사상 처음으로 디비전 1 세계선수권 입상을 목표로 했다. 출발은 부진했다. 헝가리와의 첫 경기에서 3-6으로 분패했고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0-6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23일 오전 끝난 네덜란드와의 3차전에서 6-3으로 승리, 동메달 획득 전망을 밝혔고 24일 오전 열린 스페인과의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했지만 승점 1을 추가, 네덜란드(1승3패), 스페인(3패ㆍ1연장패)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동메달 획득의 일등공신은 공격수 김원중(한라). 한국은 출전국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된 스페인을 상대로 낙승을 전망했지만 뜻밖에 고전했다. 골잡이 김기성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하고 박우상, 조민호(이상 한라), 이용준(하이원) 등 주포가 침묵하는 가운데 김원중은 0-1로 뒤진 2피리어드와 1-2로 뒤진 3피리어드에서 잇달아 동점골을 터트리며 한국에 천금의 승점 1을 안겼다.
디비전 2(3부리그)에서 승격했다가 디비전 1 대회에서 최하위에 그치며 강등을 거듭했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지난해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디비전 1 대회에서 5위(1승4패)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잔류에 성공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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