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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자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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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자살 논란

입력
2011.04.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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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서 총장 퇴진 촉구

‘네 열등감을 깨우치려 가르친 것이 아닌데 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 손을 내밀지 못한 내가 죄인이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재규 교수가 8일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평점 3.0 미만이면 등록금을 차등적으로 내야 하는 ‘징벌적 등록금제’가 자살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 교수의 말처럼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몬 카이스트의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학교 L교수는 “우리 대학에는 굳이 경쟁하지 않아도 이미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어 충분히 경쟁적인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서 “공부 못하면 밥도 못 먹고 국물도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해 지난해 서남표 총장의 연임을 교수 90% 정도가 반대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홀로 방치됐다. L교수는 “교수들이 대학원생을 관리하기도 바빠 학부생들은 거의 손을 놓는데 학점 경쟁 때문에 동기, 선후배간 유대관계도 매우 약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학생 정모(20)씨는 “학점 때문에 학생들간 교류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안에서만 보내다 보니 외롭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외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은혜(25ㆍ경희대 언론정보4)씨는 “4개월 만에 4명이 자살한 것은 학교 운영방향에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과학적 상상력을 배우면서 미래를 설계해야 할 학생들이 무조건적인 경쟁에 내몰려 안타깝다”고 했다. 강남훈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은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교육에 역효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학문은 협동 속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학생을 ‘공부기계’로 만들려고 수업료로 위협하며 비극을 낳게 한 장본인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 교수는 “서 총장은 학생 자살이 계속되는데도 (학생들에게) ‘명문대생은 압박감을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일응 맞는 말이지만, 교육자로서 할 얘기는 아니었다. 대학은 공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또 “카이스트 학생의 상당수가 과학 공부가 아니라 의전(의학전문대학원), 치전(치의학전문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과학영재’ 소리 듣던 학생이 과학을 포기하거나 학점 관리에 시달려 자살하는 것은 비극 중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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