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이 넘는 부채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시공사가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3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도시공사의 성과급 지급률을 높여 사실상 고액 성과급 지급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지난해 공사 역대 최고액인 31억9,515만원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이 같은 성과급은 임직원 월급(본봉)의 28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기도시공사는 2008년 5조2,644억원, 2009년 6조7,159억원, 2010년 7조5,217억원 등 매년 1조원씩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적자 공기업 중 하나다. 특히 경기도시공사는 고양 한류월드 부지 현물출자 승인을 앞두고 도의회에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경기도시공사가 이 같은 성과급 잔치를 벌일 데는 2010년 공기업 평가 결과가 근거가 됐다. 도시공사는 지난해에 전년대비 매출은 67%, 당기순이익은 442%를 향상시켜 평가에서'우수 등급'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성과급 기준에 따르면 우수등급의 성과급 지급률은 200~300%다.
그런데 경기도는 내부 검토를 거쳐 경기도시공사의 성과급을 최고 수준(300%)에 가까운 28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시공사 안팎에서 "(경기도시공사가) 외부에는 심각한 재정난을 호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돈 잔치를 벌였고, 경기도가 뒤에서 장단을 맞췄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경기도시공사 측은 "성과급은 행안부의 지침에 의거해 연례적으로 지급되는 급여의 일종"이라며 "경영실적, 1인당 생산성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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