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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핵분열 연쇄반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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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핵분열 연쇄반응 우려

입력
2011.03.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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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폭발사고로 방사성물질을 대량 유출하고 있는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위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소폭발로 외벽이 파괴된 원자로에서 16일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선 누출이 우려되는 수증기가 피어오르는가 하면 다른 원자로에서는 이틀 연속 화재가 발생했다. 헬리콥터를 이용해 원자로에 냉각수를 쏟아 부으려던 자위대는 방사선 오염 때문에 작업을 연기했다. 사상 최악인 체르노빌 원전사고 같은 참사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이날 오전 5시15분께는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부근에서 전날에 이어 또 화재가 발생해 진화됐다. 이날 사고로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물질 누출 위험이 고조됐다. 도쿄전력은 4호기의 사용후 연료봉을 저장한 수조의 물이 끓어 수위가 낮아지고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재임계 상태가 돼 핵분열 연쇄반응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0은 아니다"고 밝혔다. 사용후핵연료는 이미 격납용기 바깥으로 옮겨져 있어 여기서 핵분열이 일어날 경우, 방사성 물질 누출은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3, 4호기 모두 수소폭발로 원자로 콘크리트 외벽은 이미 파괴된 상태다.

특히 이날 아사히 신문은 핵분열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중성자선이 후쿠시마 원전 정문 부근에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광범위한 핵오염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가동정지된 뒤 수소폭발을 일으킨 3호기에서 이날 오전 8시30분께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확인됐다. 당초는 방사성 물질 누출을 막는 최후 보루인 격납용기 손상으로 의심됐으나 도쿄전력은 "저장소 냉각수의 온도가 끓어올라 생긴 수증기로 보인다"고 부인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사고 이후 제1원전의 방사선 수치가 일시 급상승했다가 다시 내려갔다고 밝혔다. 원전 정문 부근의 방사선 수치는 오전 10시40분께 시간당 10.9미리시버트(mSv)가 관측됐지만 오후 4시20분에 수치는 1.47mSv로 내려갔다. 보안원은 이를 근거로 2, 3호기 모두 격납용기가 손상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후쿠시마 주변지역에서도 이틀째 평소보다 매우 높은 방사선 수치가 확인됐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소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작업도 고농도 방사선 오염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대부분의 직원을 피난시킨 도쿄전력은 이날 원전내 방사선 수치 급상승 관측 직후 남은 직원들마저 일시 대피시켰다. 3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소의 온도를 내리기 위해 헬리콥터로 냉각수를 쏟아 부으려던 자위대는 주변의 방사선 오염수치가 높아 작업을 단념했다. 대신 정부는 경찰청에 물대포 파견을 요청했다. 연료봉 일부가 여전히 노출돼 노심이 녹아내릴 우려가 있는 1, 2호기의 연료봉은 이미 각각 70%, 33% 파손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전날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에서 두 번째로 심각한 "6등급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7등급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진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 이날까지 경찰 공식집계로 사망ㆍ실종자가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전후 일본에서 발생한 재해 피해로 최대 규모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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